한국과 일본이 양국 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국방장관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8일 “다음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에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되면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안보, 산업, 과학기술, 문화, 미래세대 교류 등과 관련해 철저한 후속조치를 취해달라”고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한국과 일본 국방장관이 만나면 ‘초계기 갈등’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일본 초계기의 저공비행에 한국 해군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일컫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초계기 갈등 관련 질의에 “국방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양국 간 신뢰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기로 한 만큼, 상호 대화를 통해서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구조하던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접근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고 주장했고, 일본은 정상적인 비행이라고 맞섰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함포와 미사일의 조준을 돕는 사격통제 추적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은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를 조사하지 않았음을 여러 차례 확인시켰는데도 일본이 사실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조사가 있었다고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샹그릴라 대화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국방장관들이 참가할 예정이라 국방부는 이 기간에 한-일 뿐만 아니라 한-미, 한-미-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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