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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중·러 군용기, 한국 ‘방공식별구역’ 한때 진입…우리 공군 출격

등록 2023-06-06 17:29수정 2023-06-07 02:43

‘영공접근 식별 위한 임의선’ 남·동해 진입 뒤 이탈
합참 “영공침범은 없어”…아·태 긴장고조 속 눈길
2020년 12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중러 연합 공중 훈련 당시 러시아 수호이(Su) 전투기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2020년 12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진입한 중러 연합 공중 훈련 당시 러시아 수호이(Su) 전투기가 중국 H-6 폭격기를 호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8대가 6일 남해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순차적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이 과정에서 한국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 중·러 군용기들은 한국 영공을 침범하진 않았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6일 11시52분부터 13시49분까지 중국 군용기 4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남해 및 동해 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하였으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중국 및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하여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선으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려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 관행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함께 비행하면서 연합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 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근거해 6일 동해와 동중국해 관련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30일에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8대가 남해와 동해 카디즈에 들어와 우리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당시에도 함께 비행하면서 연합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중·러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은 최근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공세를 강화하면서 동아시아의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 3일 중국 해군 함정은 캐나다 군함과 함께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미국 구축함에 137m 이내까지 접근했다. 이에 대해 미군 쪽은 “공해에서의 안전 항행에 관한 ‘해상충돌 예방법’ 위반”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우주발사체를 두고도 중·러와 한·미·일의 대응이 갈리며 갈등폭이 커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본부에서 북한 관련 회의를 열었지만, 중국·러시아와, 미국 등 다른 이사국들이 서로 이견을 드러내면서 규탄 성명이나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과 같은 공식 대응에 합의하지 못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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