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한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제진/연합뉴스
북한 당국자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다음달 4일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에 맞춰 추진 중인 방북 계획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일 북한 외무성 국장은 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현 회장 쪽이 정부에 대북접촉신고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하여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 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입국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 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 회장 쪽은 지난달 27일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 회장 쪽은 정몽헌 회장 20주기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열기 위해 아태평화위와 접촉할 계획을 정부에 신고했다. 대북접촉신고가 수리되면 현 회장 쪽은 아태평화위와 접촉해 방북 초청장을 받고, 이 초청장으로 통일부에 방북 승인을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방북할 수 있다. 김성일 외무성 국장의 담화는, 통일부가 현 회장 쪽이 낸 북한주민접촉 신청을 수리할지 결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방북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북측이 순수 추모행사를 위한 목적의 방북에 대해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이라며 “현재 현대아산의 북한주민접촉 신청은 관계부처와 협의중에 있으며, 오늘 북한 발표 내용을 고려하여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 쪽의 북한주민접촉 신고는 반려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최근 해금강호텔 등 금강산의 현대아산 시설을 무단 철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회승 선임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