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각) 이집트 라파흐 국경 검문소를 통과한 구호물자 수송 트럭들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도착하고 있다.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라파흐 국경 검문소는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2주 만에 처음 개방됐다. 연합뉴스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야말로 대량살육의 공범자, 인권유린의 주모자, 중동평화의 원쑤(원수)”라고 24일 비난했다.
조철수 국장은 이날치 노동신문에 실린 ‘담화’를 통해 “1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가자지대(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하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는데, 유독 미국만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권를 행사해 결의안은 기각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조 국장은 “미국이 발휘한 ‘결단성’은 실로 생죽음을 당한 팔레스티나(팔레스타인)의 무고한 영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일 유엔 안보리는 공개회의를 열어 의장국인 브라질이 제출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논의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2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미국은 반대, 러시아와 영국은 기권했다. 같은 날 러시아가 제출한 2건의 관련 결의안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조 국장은 담화에서 “미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사사건건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걸고들면서도, 중동 지역에 인도주의 대참사를 몰아오는 ‘동맹국’(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해서는 ‘자위권’으로 극구 비호두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극도의 이중기준, 파렴치성의 극치”라며 “미국이야말로 공정한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최대의 범죄국가”라고 비난했다.
한편, 노동신문은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대통령이 조선노동당 창건 78돌(10월10일)을 계기로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우리 인민의 합법적인 투쟁을 지지해주고 있는 귀국의 입장을 평가한다”는 내용을 담아 김정은 국무위원장한테 보내온 축전을 2주 지난 이날치 1면에 실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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