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장관(왼쪽)이 2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이국종 교수에게 국군대전병원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중증외상 분야 권위자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취임한다. 이 교수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 작전’ 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과 2017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 등을 치료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7일 이 교수를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임명하고 명예해군 대령으로 진급시켰다. 이 교수는 지난 8월부터 진행하던 국군대전병원장 공모에 지원했고, 아주대병원 교수직은 휴직했다. 그는 28일 취임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군의관 또는 공중보건의로 군 복무를 하는 대부분 의대생과 달리 이 교수는 해군 병사로 군 복무를 마쳤다. 군은 이 교수를 2015년 7월 명예해군 대위로 위촉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4월 명예해군 소령, 2018년 12월 명예해군 중령으로 임명하며 꾸준히 교류해왔다. 이 교수는 해군 순항훈련이나 해상드론을 활용한 조난자 탐색구조 훈련 등 다양한 군 의무 분야 훈련에 참여해 군 의료체계 개선에 이바지했으며, 지난해 8월부터는 국방부 의무자문관으로 활동해왔다.
이 교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장병들의 건강한 군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국군대전병원장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군 의료체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국방부 및 국군의무사령부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부권 이남에서 1차 진료부터 신체검사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의료 프로세스를 관리하며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으로 장병의 복지와 생명 수호를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군의 환자 후송체계 개선 방향과 관련해 “헬리콥터 등 우리나라가 가진 좋은 항공전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니, 각계에서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그는 경기도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 도입과 전국 권역외상센터설치를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에 애쓰는 등 국가·지역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이바지했다.
신 장관은 “국내 중증외상 분야의 최고 권위자를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임명하게 돼 장병과 국민의 기대가 크다. 국군대전병원의 진료역량 향상은 물론 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격진료 및 응급의료체계 개선 등에도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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