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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 23일 낮까진 까맣게 몰랐다

등록 2006-05-24 19:07

북한 오후 늦게 “못 받아들여”
정부 심야 대책회의 소집
북한 24일 09:30 통보
열차 시험운행 무산과 관련해 우리 당국은 23일 낮까지만 해도 전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 23일 오후 늦게, 북쪽으로부터 군사실무회담 단장 명의로 한 장의 전통문이 날아오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남쪽 당국은 25일 시험운행을 앞두고 군사보장 합의서 체결이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3일 오전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지역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통보하고, (합의문 없이) 군 당국 쌍방이 별도로 이를 승인하는 절차”로 군사보장 합의를 갈음하자는 내용의 전통문을 북쪽에 보냈다.

남쪽 당국은 이때까지만 해도 시험운행이 무산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경제부문 일꾼들이 자신감 있게 날짜를 정하고, 시간까지 정하고, 행사계획까지 세밀하게 합의를 할 정도라면 군사보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남북간 협상 과정에서 여러차례 ‘군사당국 간에 합의가 없는데 시험운행이 되겠느냐’고 물었을 때 (북쪽이) ‘분명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북쪽 개성역에서도 수천명이 동원돼 역사를 청소·정비하고, 철도 점검을 하는 등 부산하게 시험운행 준비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23일에는 남북 양쪽 당국이 만나 탑승객 명단을 교환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남쪽이 보낸 전통문에 대해 북쪽은 23일 오후 늦게, “서해상 충돌 방지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없다”며 “(군사보장 합의문 없이) 쌍방 합의가 없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보내왔다. 해상경계선 문제를 걸어 시험운행에 관한 군사적 보장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또 북한은 같은 날 탑승객 명단 교환도 거부했다. 표면적으로는 “(북쪽에서) 탑승하려는 사람이 많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이유였지만, 좋지 않은 조짐은 이미 나타난 셈이다.

우리 당국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심야에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소집해 24일 오전까지 북쪽을 최대한 압박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쪽은 24일 오전 9시30분쯤 열차 시험운행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함으로써 ‘압박’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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