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실무접촉 의견 접근
남북은 29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한 2차 실무접촉을 열어, 다음달 27일부터 30일까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남쪽 수석대표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실무접촉을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방북 경로는 육로 이용으로 의견접근을 봤다”며 “철도 이용 여부는 앞으로 더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로 이용’과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철도나 도로를 이용한 방북을 의미하며, 북쪽이 제시했던 항공로 이용은 방북 경로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방북 시기와 관련해 “6월27∼30일까지로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다만 일정은 방북 경로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다음에 다시 협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개성∼평양까지 도로를 이용할 때는 1시간40분, 철도를 이용할 때는 4∼5시간 정도가 걸린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날짜를 최종적으로 못박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쪽은 또 방북단 규모와 관련해 90명선을 북쪽에 제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3차 실무접촉은 제12차 남북 경제협력 추진위원회를 고려해 다음주에 열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접촉 날짜는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방북 경로와 관련해 정부 일각에서는 “결국 서울∼평양 승용차를 이용한 방북으로 합의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쪽이 ‘열차 방북’에 계속 난색을 표명할 경우 도로 방북이 ‘상징성’과 ‘현실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제3의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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