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9개항 합의
남북은 지난달 24일 북쪽의 일방적 통보로 무산됐던 경의·동해선 철도 연결구간 열차 동시 시험운행을 늦어도 8월까지 실시하고, 시험운행 이후 8월부터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 사업을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남북은 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끝난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에서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경공업 합의서)를 채택하고, 조건이 조성되는 데 따라 조속히 발효시키기로 한다”고 합의하는 등 모두 9개항으로 된 ‘경협위 합의문’을 채택했다. 13차 회의는 9월 중 평양에서 열기로 했다. 남북은 또 ‘경공업 합의서’가 발효되는 시점에 경제시찰단을 교환하기로 했다.
남쪽 회담 대변인 김천식 통일부 남북경제협력국장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경공업 원자재를 8월부터 제공하기로 돼 있는 만큼 논리적으로 열차 시험운행은 8월 이전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시험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공업 합의서도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경협위 합의문에 이런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 북쪽이 다른 주장을 펼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회의록도 있고, 종결회의에서 열차 시험운행이 조건임을 분명히했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경공업 합의서’에서, 남쪽이 올해 북쪽에 의복류·신발·비누 생산에 필요한 경공업 원자재 8천만달러어치를 제공하고, 북쪽은 올해 안에 경공업 원자재 대가의 3%(240만 달러)를 아연괴 등으로 상환하고, 나머지는 ‘5년 거치 10년 균등분할 상환’(이자율 1%)하기로 했다.
남북은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사업’을 상업적 계약방식으로 해마다 따로 합의해 진행하기로 했다. 또, 경공업 합의서 발효 한 달 안에 개발협력을 맡을 총괄 이행기구를 선정해 상대쪽에 통보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경제·자원 분야에서 제3국 공동진출 문제를 협의할 실무접촉을 7월 중 개성에서 열기로 했다. 오는 20∼21일에는 개성에서 제2차 개성공단 건설 실무접촉을 열어 통행·통관문제 간소화, 노동자의 안정적 공급 및 노동자 증가에 따른 숙소·편의시설 건설 문제 등 개성공단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조건을 마련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26∼27일엔 개성에서 제1차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접촉을 열기로 했고, 7월 중에는 개성에서 자연재해 공동방지 협력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한강하구 골재채취 사업은 군사적 보장조처가 취해지는 데 따라 협의·추진하기로 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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