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국무, 중 외교부장에 대북압력 거듭 촉구
부시 정부, 직접대화 조짐 없어…북-미 외길 수순
부시 정부, 직접대화 조짐 없어…북-미 외길 수순
북한이 대포동 2호 시험 발사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미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따 18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북한이 미사일 연료 주입을 완료한 것으로 보이며, 8년만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미 행정부의 움직임도 한층 분주해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13일에 이어 17일,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북압력 행사를 거듭 촉구했다. 또 최근 국무부 관리들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관리의 북한 외교관 직접접촉은 극히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국무부 관리들의 이런 행동은 이례적이라고 할 만하다.
한 고위관리는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없음을 확신시키기 위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북한대표부 쪽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위기감은 이번 사태로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쪽이 원하는 직접대화 수용 쪽으로 대북정책이 변화할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6자회담 틀로 복귀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공식적 태도다.
한 고위관리는 “미사일 발사는 북한한테 이익이 되지 못한다”며 “우리가 그들의 욱하는 기질에 궤도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 3월 금융제재에 대한 뉴욕 설명회가 이런 태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에게 어렵게 기회를 제공했으나, 북한이 오히려 갖은 조건들을 내놓고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대북 불신이 팽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6자회담 미국쪽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 대한 북한의 초청을 미국이 즉각 거부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기조에서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바라지 않지만, 미사일을 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포함해 예고된 강경대응 수순을 밟아 나가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현재로선 북한과 미국이 서로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화해하기 힘든 외길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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