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7발을 ‘무더기’로 쏘아올렸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종류를 보면 대포동2와 스커드 및 노동급 미사일 등 단·중·장거리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를 만하다. 정부 당국자는 이를 두고 “미사일 능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려고 하는 ‘효과 극대화’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에 대한 북한의 초청이 거절당하고,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미국이 차가운 반응을 보이자 미국을 양자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자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미국이나 일본, 한국 등 주변국 모든 나라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만 쏠 것으로 예상했다”며 “상대방의 의표를 찌르는 행위를 통해 ‘당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우리 식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학순 실장은 “의표를 찌르고 나면 긴장이 고조돼 심리전이 먹혀들어갈 수 있는 구석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적인 목적과는 별도로, 북한이 기술적으로 시험발사를 통해 미사일 성능을 개선·제고시킬 필요성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1998년 9월 ‘대포동1’ 발사 이후 발사유예 조처 등으로 8년 동안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미사일 수출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판매 목적’을 위해서도 성능이 향상된 미사일을 시험해 볼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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