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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장시간 발사대기 탓? 아니면 일부러?

등록 2006-07-05 21:08수정 2006-07-05 23:56

5일 오전 홋카이도 오타루항에서 미항공모함 키티호크가 출항하고 있다. 2006.7.5 (교도통신=연합뉴스)
5일 오전 홋카이도 오타루항에서 미항공모함 키티호크가 출항하고 있다. 2006.7.5 (교도통신=연합뉴스)
‘대포동 2’ 42초만에 추락 왜?
지난 1998년 8월 발사된 북한 미사일 ‘대포동1’은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탄두부가 1380~1550㎞를 날아가 태평양 상공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대포동2’는 42초(일부에선 35초) 만에 추락함으로써 ‘초라한’ 수준을 보여줬다. 이를 두고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전략적 가치가 상당히 떨어지게 된 것 아닌가’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사일 수출로만 연간 15억달러를 벌어들이는 ‘미사일 강국’ 북한의 체면도 동시에 깎이게 된 것이다.

지난 8년간 엔진 실험 등 각고의 개발노력 끝에 선을 보인 대포동2는 왜 그렇게 빨리 추락했을까? 일단, 미국 쪽이 그동안 사용 가능성을 흘렸던 미사일방어(MD) 체제를 실제 가동해 요격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대신 2주일이나 계속된 연료주입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찰스 빅 우주정책 선임연구원은 미사일 발사 전 군사전문 사이트 ‘글로벌 시큐리티’에 실은 글에서 “대포동2 미사일에 사용되는 액체연료는 폭발성이 높아 일단 주입되면 이틀에 한번씩 저어줘야 하고, 빨리 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안 쏘면 체면을 손상당하게 된 상태에서 외부세계에 정면도전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사정거리를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군사전문가 에바타 겐스케도 <엔에이치케이방송>에서 “발사 자체로 미국과 일본에 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것은 가능하다”며 “미·일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되, 두 나라 국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태평양 쪽으로 발사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패한 장거리 미사일이 대포동2인지, 그 이상의 성능을 보일 수 있는 개량형(대포동3)인지도 불분명하다. 만약 개량형이라면 탄두 무게를 줄였을 때의 최대 사거리가 1만5000㎞까지 늘어나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 <에이피통신>은 미 국무부 관리 두 사람의 말을 따 “이번에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1만5000㎞의 대포동2”라고 모호하게 표현했다.

북한은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이집트로부터 옛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 및 발사대를 도입한 뒤, 분해 후 다시 조립하는 역설계를 통해 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시큐리티’에 따르면 소련제를 개량한 북한의 스커드C 미사일은 사거리 550㎞로, 현재 북한에 500여기가 실전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이어 주일 미군기지 및 일본을 견제할 수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소련 및 중국의 기술지원과 자체 기술로 사거리 1000㎞를 넘는 노동1 미사일을 개발해 93년 5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현재 노동미사일 개량형(노동B)은 사거리 2750∼4000㎞로 추정된다. 노동미사일은 현재 100여기가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대포동1을 대포동2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기술협력을 얻어 추진체의 설계를 개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이란인 미사일 기술자 10명이 최근 북한을 방문했으며, 이들의 방문 목적은 대포동2 발사 준비에 참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보도하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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