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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대포동2, 1단계 추진장치 시험했을 수도”

등록 2006-07-06 20:30수정 2006-07-07 03:08

[북 미사일 발사 파장] 북 미사일 기술수준 논란
1단 로켓으로 ‘대포동1’보다 240㎞ 더 날았다
“2단계 추진장치 일부러 점화 안했을 가능성” 제기

불완전 연소로 진동충격·내부균열 ‘결함’ 추측
“8년 전에는 1·2단 로켓분리 끝까지 연소” 반론도

“그것(대포동2)이 실패했다는 것은 사실이다!”(The fact that it failed is a fact!)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각) 기자들에게 강조어법으로 대포동2의 실패 사실을 부각했다. 한국 당국도 “발사 42초 뒤 정상궤도를 이탈해 추락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외 일부 미사일 전문가들은 그렇게 단정할 수만은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력 수준이 유엔 안보리 5개국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등과 함께 세계 6위권으로 평가되는 점에 비춰, 대포동2 발사를 단순히 실패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과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로 소환된 박의춘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5일 러시아 외무부 청사를 방문한 뒤 나서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과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로 소환된 박의춘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5일 러시아 외무부 청사를 방문한 뒤 나서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

1단계에서 추락했는데 …=이성규 합참 정보참모본부장은 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발사 42초 만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대포동2 미사일의 비행시간과 관련해 “(대포동2는) 42초 동안 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고장 이후) 390여㎞를 더 비행해 전체적으로 7분 동안 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기자들에게 “정상적으로 하면 초당 7㎞의 속도로 1분 정도 날아가 궤도로 들어가야 하는데 거기에까지 못 갔다”고 덧붙였다. 대포동2가 2단계 추진을 하기 위해서는 120초 동안 연소를 해야 하는데, 이번 발사에선 42초만 연소한 뒤 1단과 2단 로켓이 분리되지 못한 채 추락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42초 만의 추락’과는 사뭇 다른 얘기다.


대포동2의 공중폭발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유력한 정보 소식통 말로는 대포동2는 발사 후 42초까지 제대로 올라가다 갑자기 펑 터져 그 관성으로 가장 큰 잔해가 7분 동안 날아갔다고 한다. 42초 이후 열추적 장치에서 대포동2의 열이 감지되지 않아 공중폭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군 관계자는 “폭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술력 한계인가?=공중폭발 여부와 관련해선, 정부 쪽은 북한 기술력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대포동2는 로켓 엔진의 결함 때문에 발사 이후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불완전 연소로 말미암은 진동충격이나 연소실 내부 균열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대포동2가 수직으로 상승한 뒤 동해상으로 비행하면서 심한 엔진떨림 현상을 겪은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엔진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무기전문가인 아메리칸 진보센터의 조지프 시린시온은 5일 <시엔엔>(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북한 쪽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찬성론자들에 의해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쪽의 장거리 기술력을 낮게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로 민간 전문가들이다. 신성택 미국 몬트레이연구소 연구원은 “8년 전에 발사한 대포동1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분리되면서 점화됐고, 끝까지 연소했다”며 “(이번 대포동2를) 기술력의 한계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단계 추진장치 시험인가?=이런 맥락에서 이번 대포동2 발사결과가 상당부분 의도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일본 언론들은 대포동2의 발사목적이 1단계 추진장치의 성능을 확인하려는 시험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야자와 마사후미 전 시즈오카 현립대학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처음부터 연료를 10∼20%밖에 넣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998년 발사한 대포동1의 추진체는 256㎞ 지점에 떨어졌다. 그에 비해 이번에 발사된 대포동2의 1단계 추진체는 2단계와 분리되지 않았는데도 두 배 가까운 499㎞ 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좀더 발전된 성능을 시험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대포동2가 42초 만에 추락한 게 불의의 폭발 때문이 아니라는 게 전제가 된다.

국방연구원의 김태우 책임연구위원도 “초기단계 비행능력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는 또 “몇 해 전 이란이 노동미사일을 들여와 실험하다 공중폭발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핵무기 공중폭파 때 전자기기를 엉망으로 만드는 전자자기파(EMP) 발사 능력을 위한 의도된 폭파였다는 분석이 나온 적이 있다”며 전자자기파 발사시험일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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