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에서도 ‘선제공격’ 우려

아사히·마이니치 “평화헌법원칙 흔들릴라”
산케이 등 “한국 왜 일본에 비판 돌리나”

일본의 대북제재 결의안 강행 움직임을 강력히 비판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일본 언론들은 섭섭하다는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각료들의 잇따른 ‘선제공격론’(적기지 공격론) 발언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태도는 못마땅해”=〈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치 사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각국의 대응 가운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한국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일본이 과잉반응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북한 미사일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닌가”고 신문은 반문했다. 〈산케이신문〉도 사설을 통해 “미사일을 발사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을 엄하게 비판하는 게 아니라, 인접국으로서 대응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을 비난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너무나 유화적인 대북정책에 비판이 높아지는 국내여론을 또다시 ‘반일’로 돌리려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전수방위 원칙에 어긋나”= 〈아사히신문〉은 이날치 사설에서 “적지 공격론은 얼핏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침착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평화헌법의 이념에 근거해서 일본이 다시 외국을 침략하거나 군사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전수방위의 원칙은 국민들의 의사로 지탱돼 왔다”고 강조했다. ‘전수방위 원칙’은 일본이 상대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위력을 행사하고 방위력 행사도 최소한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평화헌법과 미-일 안보조약에 따른 일본의 기본적인 방위 개념이다.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적기지 공격론에 근거해 공격무기를 도입한다면 전수방위 정책은 크게 전환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방위력을 크게 증강시켜 ‘평화국가’의 간판은 내리지 않으면 안 되고, 아시아 각국으로부터 ‘일본 위협론’이 들끓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쉽지 않은 선제공격론=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은 군사적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도 일부 정치인 등의 선제공격론은 문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폭격하는 작전을 펼치려면 대공포화를 피하기 위해 레이더 방해능력을 갖춘 항공기 등의 지원이 필요한데다, 폭격기만 갖춘다고 해도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 방위청 장관 등 일본 각료들이 앞다투어 선제공격론을 거론해 공론화를 시도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공격형 항공모함,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로 대표되는 장거리 지대지미사일 등 전략 타격무기를 도입하려는 ‘명분쌓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신종합, 김도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