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중력가속도에 의한 의식상실
공군이 지난 6월7일 동해상에서 추락한 F-15K의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G-LOC'(G-Induced Loss of Consciousness)은 `중력 가속도에 의한 조종사의 의식상실'을 말한다.
중력가속도(G)는 한 마디로 전투기가 공중에서 속도를 갑자기 바꾸거나 급선회 등으로 운동방향이 급변할 때 조종사나 기체가 받는 원심력을 말한다.
예를 들면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전투기가 급상승할 경우 조종사는 눌리는 느낌을, 내려갈 때는 뜨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문제는 하늘에서 적기와 싸워야 하는 특성상 전투기는 늘 수평과 상하 수직방향으로 급격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마다 중력가속도가 증가해 조종사의 인체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그냥 지상에 서 있을 때의 평범한 상태가 1G인데 비해 우리 공군이 운영하고 있는 F-16 전투기의 경우 최대 9G의 압력을 받는다.
자신의 몸무게가 60㎏ 이라면 9G 상태에서는 540㎏에 달하는 중력을 받는 것이다.
일정 이상의 중력가속도를 받게 되면 조종사들의 뇌에 혈액공급이 줄어드는 대신 다리쪽으로 피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최악의 상황도 올 수 있다. `의식 상실'(G-LOC)에 앞서 분.초를 다투는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레이 아웃'(gray-out)과 `블랙아웃'(black-out) 상태를 거친다. `그레이 아웃' 단계는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마치 커튼이 닫히듯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4.1G 정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7G 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블랙아웃' 단계는 `그레이 아웃' 단계를 넘어 시각이 완전히 상실돼 어둠만이 존재하는 상태며 의식상실의 전 단계다. `그레이 아웃'과 `블랙아웃'을 거쳐 G-LOC 상태가 발생하면 골격.근육반응이 불능상태로 빠지며 의식은 완전상실 또는 혼미상태로 접어든다. 5.4G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 같은 G-LOC 상태는 비록 일시적으로 지속되지만 초를 다투는 훈련상황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공군은 F-15K 추락과 동시에 순직한 고(故) 김성대 중령과 이재욱 소령도 "전술기동에 집중하던 중 강하자세가 깊어지고 고도가 낮아진 상태에서 이를 회복하다가 순간적으로 높은 중력가속도에 노출돼 의식상실 상태에 진입,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군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F-15K 앞뒤에 앉은 두 명의 조종사가 동시에 G-LOC 상태에 빠졌다는 공군측의 설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더구나 중력가속도에 의해 피가 밑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조종사들이 착용하는 `G 슈트'는 일반적으로 1∼2G 정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일정 이상의 중력가속도를 받게 되면 조종사들의 뇌에 혈액공급이 줄어드는 대신 다리쪽으로 피가 쏠리는 현상이 발생,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최악의 상황도 올 수 있다. `의식 상실'(G-LOC)에 앞서 분.초를 다투는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레이 아웃'(gray-out)과 `블랙아웃'(black-out) 상태를 거친다. `그레이 아웃' 단계는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마치 커튼이 닫히듯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4.1G 정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7G 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블랙아웃' 단계는 `그레이 아웃' 단계를 넘어 시각이 완전히 상실돼 어둠만이 존재하는 상태며 의식상실의 전 단계다. `그레이 아웃'과 `블랙아웃'을 거쳐 G-LOC 상태가 발생하면 골격.근육반응이 불능상태로 빠지며 의식은 완전상실 또는 혼미상태로 접어든다. 5.4G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 같은 G-LOC 상태는 비록 일시적으로 지속되지만 초를 다투는 훈련상황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공군은 F-15K 추락과 동시에 순직한 고(故) 김성대 중령과 이재욱 소령도 "전술기동에 집중하던 중 강하자세가 깊어지고 고도가 낮아진 상태에서 이를 회복하다가 순간적으로 높은 중력가속도에 노출돼 의식상실 상태에 진입,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군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F-15K 앞뒤에 앉은 두 명의 조종사가 동시에 G-LOC 상태에 빠졌다는 공군측의 설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더구나 중력가속도에 의해 피가 밑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조종사들이 착용하는 `G 슈트'는 일반적으로 1∼2G 정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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