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핵 실험동 수평갱의 내부 장면. 동굴 내부의 양 벽면에 케이블이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북한 80년대부터 ‘고성능 폭발실험’ 100회 이상 실시
북한이 지난해 2월10일 외무성 성명으로 핵보유를 공식 언급했지만, 북한의 핵능력은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다만 북한이 핵무장 능력을 계속 증강시켜 온 것은 분명하다.
2002년 북한이 핵무기 2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던 미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12기 정도로 보고 있다. 민간 연구소에서는 그 이상으로 늘려잡고 있다. 지난 6월 ‘2006년 중반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란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비확산관련 전문연구소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43~61㎏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으며 이 가운데 20~53㎏이 재처리돼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핵탄두 4~13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플루토늄 추출과 별도로 2002년 2차 북핵위기의 발단이 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양산 수준은 별개의 핵능력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또 80년대부터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이며 핵실험의 직전 단계인 고성능 폭발 실험(고폭실험)을 100회 이상 실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변 핵 시설 지역에선 지난 83~93년 70여 차례의 고폭 실험이 있었고, 98~99년 평북 구성 인근지역에서 3~4차례 실험이 실시됐으며, 그 이후에도 길주군 등에서 실험을 계속해 온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대포동2 미사일 등에 장착 가능한 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직 없다.
이번에 초점이 된 길주의 의심스런 지하갱도들은 1998년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한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파키스탄의 ‘핵개발 아버지’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고 북한 역시 파키스탄의 핵실험을 참관했던 점에 비춰,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이 방식을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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