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민 생활수준 향상에 일생 바칠 터”
“조국의 식량난을 해결하고 인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해충에 강한 여러 콩 품종들을 연구 중입니다. 2년 안에 이 프로젝트를 반드시 달성해 콩 생산에 적용하고 싶습니다.”
뛰어난 연구업적을 낸 세계 여성 과학자들한테 주는 ‘로레알-유네스코 세계여성과학자상’의 젊은 과학자상 부문(15명)에 선정된 북한 계영순 박사(33·과학원 실험생물학연구소)는 “함께 일하는 남편과 더불어 일생을 과학 연구에 바치기로 결심했다”며 “조국을 위해 진정 훌륭한 여성 과학자가 되는 게 목표”라는 소감을 밝혔다고 3일 로레알코리아 쪽이 전했다.
시상식은 한국시각으로 4일 새벽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며, 고이치로 마츠우라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린제이 오웬 존스 로레알 회장 등이 참석해 시상했다.
‘인민과 조국을 위한 연구활동’을 유난히 강조하는 계 박사는 김일성대학에서 생화학과 물리학을 두루 공부하고 22살이던 1994년에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년 전부터는 유전자 조작으로 콩 작물의 품종을 개량하려는 분자생물학 연구에 매달려왔다.
북한에서 여성 과학자의 삶은 어떨까. 그가 과학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역시 여성 과학자로 살았던 어머니의 영향 덕분이라고 한다.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35년 동안 섬유를 연구하신 어머니는 제가 어릴 적에 세계의 여성 과학자들에 대해 종종 말씀해주셨고, 저는 그런 여성 과학자들의 삶에 영감을 받아 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죠.” 여성의 과학교육과 관련해선 “대학의 교육과정과 제도가 자유로워 (여성 과학자로서)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다”라면서도 “다만 연구를 위한 최신 실험기구나 시약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상금으로 연구지원금 2만달러를 받은 계 박사는 이달부터 작물의 유전자 복제와 재조합 분야에서 앞서 있는 중국 난카이대학에 머물며 농작물 유전공학을 더 배울 계획이다.
올해의 세계여성과학자상 본상(상금 10만달러)은 일본의 후미코 요네자 등 5대륙에서 1명씩 모두 5명이 받았다. 여성과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대 규모의 이 상은 1998년 제정돼, 국내에선 유명희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제1회 본상을 받았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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