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확실한 증거 없다” 결론
지금까지 상황 달라지지 않아
지금까지 상황 달라지지 않아
미 정보기관, 핵실험장인지 견해 엇갈려
북한 핵실험 준비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미국 언론이 보도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지하시설이 핵실험장인지를 둘러싸고 미국 정보기관에서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북-미 관계 소식통들의 말을 따 28일 보도했다.
신문 보도를 보면, 미 국방부와 국무부, 에너지부의 정보담당자 12명은 지난 2003년 8월께 2주에 걸쳐 회의를 열어 핵실험장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터널들을 면밀히 검토했다. 검토 결과 이들은 “가능성은 있지만, 지하 핵실험 시설로 판단할 증거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터널 주변에 파낸 흙이 쌓여 있거나, 트럭이 오가는 모습 등을 담은 많은 정찰위성 사진 등을 분석했다”며 “정보담당자들 사이에서는 그 평가를 둘러싸고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으며, 당시부터 지금까지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핵실험 준비로 의심되는 징후는 있다”고 말하면서도, “보도된 장소가 지하 핵실험장인지는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지하 핵실험이 확실한지에 대한 정보는 미 정보기관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풍계리 터널이 핵실험장이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주변의 차량 움직임과 케이블 등을 핵실험 준비로 해석했지만, 그곳이 핵실험장이 아니라면 전제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소식통들이 미 정부에 여러가지 조회를 했지만 명확한 답은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핵실험 준비설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28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해 “핵실험을 위한 주변시설 등이 항상 준비상태”라며 “북한의 역량을 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렇게 밝힌 뒤, “그러나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직접적 징후나 동향은 없다”고 보고했다고 신기남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김도형 임석규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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