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강행 파장]
핵실험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대포동2 미사일 등 대륙간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만한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은 아직 보유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려면 핵탄두의 크기를 500㎏~1t으로 줄이는 기술이 필요한데 북한의 제조능력은 아직 여기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방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운반수단으로 한 핵무기를 제조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미 정보당국의 판단”이라며 “핵탄두를 작게 만들수록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론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의 핵 제조 수준이 이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규 국정원장은 9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지난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이전에 확보한 플루토늄 10~12㎏을 포함해 총 30~40㎏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복수의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미사일에 실어 나를 수 있는 핵탄두 10발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 의원도 “플루토늄 5~6㎏으로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만큼 북한이 추가로 최대 7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도 있다”며 “파키스탄도 총 6번의 핵실험을 했고, 프랑스도 1995년 9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6차례 핵실험한 것을 볼 때 북한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휴전선 북쪽에 집중배치된 장사정포를 이용해 남쪽에 핵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의 전술교리에는 미그 21과 수호이 전투기와 IL-28 폭격기 등으로도 핵탄두를 투하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위 소속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 분석자료를 근거로, 북한이 서울에 10㏏짜리 핵탄두를 가진 폭탄 1발을 떨어뜨린다면 최소한 18만명의 사망자와 16만명의 부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폭발과 함께 최소 10만명이 즉사하고 낙진 피해로 8만명이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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