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여부 어떻게 아나?
동위원소 반감 한달밖에 여유없어
미군 정찰기 풍선 관측시스템 갖춰
동위원소 반감 한달밖에 여유없어
미군 정찰기 풍선 관측시스템 갖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오전 11시45분께 핵실험 성공을 세계로 타전했다. 이에 앞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원)은 오전 10시35분33초께 지진파 탐지 장비를 통해 핵실험으로 보이는 진도 3.58 규모의 인공 지진파를 감지했다. 지자원은 이를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핵실험 10~20분 전 중국으로부터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지자원의 탐지만으로는 북한의 핵실험 성공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군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희일 지자원 책임연구원은 “핵실험 여부는 지진파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아르곤, 크립톤, 크세논 등 핵실험 때 방출되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관측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현재로선 강력한 규모의 인공 지진파가 발생했다는 점만 분명할 뿐이어서 다른 정보가 종합돼야 핵실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동위원소 관측을 위해선 핵실험 인근 지역의 공기를 채집해 분석해야 한다. 이 책임연구원은 “북한 영공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동해 등 주변에서 관측해야 하는데,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이들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2주일에서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 안에 관측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은 정찰기에서 풍선을 내려 주변 지역의 공기를 담은 뒤 동위원소 함유 정도를 분석하는 관측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인공 지진파는 지자원의 자동측정망인 강원도 간성에서 처음 감지됐다. 지자원은 8월 중순부터 핵실험에 대비해 군으로부터 상황병 6명을 지원받아 24시간 밀착 감시 해왔다. 최근에는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밀착 감시 하기 위해 휴전선 인근에 최전방 관측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자원은 이날 감지된 지진파의 파동을 분석해 인공 지진으로 결론내렸다. 이태섭 지자원 원장은 “자연 지진의 경우 피(P)파 이후에 증폭된 에스(S)파가 오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것은 처음부터 큰 피파가 왔다”며 “발파에 의한 것은 확실하지만, 규모는 통상적인 핵실험 4보다는 작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원주관측소 등 주요 관측소는 미군과 공동으로 운용된다”며 “이번 결과도 우리 정부와 동시에 미군 당국에 통보됐다”고 말했다.
손원제 이근영 송인걸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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