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론조사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우리 국민들 중에서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현행대로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식량과 비료 지원 등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한겨레〉가 유엔 안보리에서 지난 14일 군사적 조처를 빼고 외교적·경제적 조처를 중심으로 한 대북 제재 결의안에 사실상 합의한 직후 북핵 사태가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국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9.6%(248명)가 남북 경협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233명·46.6%)을 앞섰다. 반면 우리 정부가 펼치는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해선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304명·60.8%)이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185명·37.0%)보다 훨씬 많아 대조를 이뤘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맡겨 전국의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의 ±4.4%다.
조사 결과 국민 열명 가운데 일곱명은 북핵 사태로 인해 내년도 우리 경제가 애초 예상보다도 안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라 정부가 서둘러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핵 사태로 내년 우리 경제가 애초 예상보다도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342명(68.4%)으로,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148명·29.6%)보다 월등히 많았다. 경제가 애초 예상보다 매우 나빠질 것으로 응답한 사람의 비율도 15%나 됐다.
북핵 사태로 내년에 소비지출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95명(55.2%)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한 응답자(219명·43.8%)보다 많았지만, 정작 내년에 자신의 소득이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40.4%)보다는 별 영향 없을 것이라는 응답자(59%)가 더 많았다. 북핵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는 와중에서도 자산의 일부를 국외로 옮기겠다는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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