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해 7월13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평양/신화 AP 연합
지난 9일, 북한은 함북 길주군 만탑산 부근에서 핵실험을 했다. 2차 핵실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칫하면 일본, 한국으로 이어지는 '핵도미노' 현상이 빚어질지도 모르는 게 현실이다. 핵실험을 보는 중국도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다. 중국 '남방항공' 은 10월 말 평양행 운항을 중단키로 결정했으며 은행을 통한 대북송금도 중단된 상태다. 신의주와 압록강 철교로 연결되어 있는 단둥 지방에 철조망을 설치함으로써 이미 중국은 북한에 대한 반감을 표시했다. 중국 탕자쉬안 국무 위원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미국과 일본은 더욱 북한을 옥죄고 있다. 만약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또다시 감행한다면, 유엔헌장 7장 42조에 의한 제재안이 결의될지도 모른다. 군사적 조치를 허용한 제재안이 통과되면 한반도에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사상자가 속출할지도 모른다. 만약 서울에 10kt짜리 핵탄두를 가진 폭발물이 떨어진다면 최소 10만명이 즉사하고, 낙진 피해로 인해 8만명이 죽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발표되었다. 일본에서는 핵무장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북한이 핵을 가진다면 일본도 가만있지 않겠다고 한다. 비록 우익 지도자가 주장하는 '설' 에 불과할지라도 결코 흘려들어서는 안 될 대목이다. 동북아는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 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소련이 멸망하면서 해체된 '냉전' 시기가 다시 도래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하지 않다.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10발 정도 생산할 수 있다고 군당국은 판단하고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남한이 사정권에 든다는 것이다. 휴전선 북쪽에 집중 배치된 장사정포를 이용한 핵공격은 북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임이 분명하다. 북한이 지난 9일 감행한 핵실험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고 있고, 미 대기관측기 WC-135W에 의해 크세논과 클립톤이라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됨으로써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명백한 사실로 밝혀졌다. 대북 압박 강도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순수한 민간 교류 영역인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도 자칫하면 도로가 될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계속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곤란하다. 핵에 대한 무한한 집착이 한반도를 파멸과 긴장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핵보유가 강대국으로 가는 첩경이었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미국과 소련이 핵에 광적으로 몰두했던 지난 시기와 현재는 엄연히 다르다. 지금은 자본주의 시대다. '돈' 이 최우선가치라는 이야기다. 절대로 '핵보유' 는 최우선가치가 아니다. 한마디로 북 정권은 시대 착오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북 정권은 철저히 고립한 채로 체제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경제적 이익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제 무대에서 과연 당당한 외교를 펼칠 수 있을 것인가? 구시대적이며 시대착오적인 '핵에 대한 광적인 집착' 으로 인하여 오히려 철저히 고립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북 정권은 시대 정신을 제대로 파악하길 바란다. 핵보유는 강대국으로 가는 길이 결코 아니며, '돈 줄' 이 막히는 지름길임을, 왜 북한은 인지하지 못하는가.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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