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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 전기 57년만에 연결

등록 2005-03-09 17:46수정 2005-03-09 17:46

개성공단 15일께 공급시작…제품생산 본궤도 오를듯

남한과 북한의 전기가 57년 만에 다시 연결됐다.

정부 관계자는 9일 “전력공급 공사가 끝나 지난 4일 전력사업자인 한국전력이 개성공단에 시험송전을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발전기에 의존해 오던 개성공단 시범단지 공장들은 전력 전환에 따른 준비를 끝내는 15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1948년 5월14일 낮 12시 북쪽은 ‘전기요금 미납’을 이유로 남쪽에 대한 전력 공급을 끊었다. 북쪽은 당시 한반도 전체 발전량의 96%를 생산했다. 전력공급이 중단되자 남한은 공장이 멈춰서는 등 엄청난 타격을 봤고,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57년 전 북에서 끊은 전기를 이제는 남에서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전력 공급을 계기로 지금까지 자체 발전기를 돌리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사업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공장을 완공한 리빙아트, 에스제이테크, 신원 등 세 시범단지 입주 기업들은 이번주 안에 안전 점검을 위한 내압 검사를 한 뒤, 15일부터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게 된다. 이들 세 기업은 공장을 완공했음에도 불완전한 전력 공급으로 지금까지 생산설비를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반도체 부품 및 유공압 패킹 생산업체인 에스제이테크 관계자는 “자체 발전기를 사용하면 전압이 고르지 않아 기계 오작동이 생기고 정밀 부품이 쉽게 망가진다”며 “그동안 북쪽 노동자의 현장 투입을 미루고 이론교육을 시켰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력 공급을 계기로 북쪽 노동자 대상 이론교육을 마무리하고 이달 안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의류업체 신원 관계자도 “개성공장에서 이미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제품 생산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번 조처는 입주업체 전력 공급을 넘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쪽의 전기가 휴전선을 넘는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지금은 1만5천㎾ 규모의 전력을 전봇대를 세워 공급하는 배전선로 방식이지만, 2007년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이 개발돼 300여 기업이 입주하면 송전탑을 이용한 송전선로 방식으로 10만㎾ 규모의 전력을 공급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그동안 개성공단 전력 공급은 군사적 전용 가능성과 기술적 문제 등으로 남북 및 미국과의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남북은 제8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에서 개성공단 전력 공급을, 한국전력이 설비를 하고 입주업체에게 사용료를 받는 ‘상업적 방식’으로 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해 12월3일 북쪽과 개성 전력공급에 합의한 뒤 후속 실무협의를 해 왔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은 끊어진 도로·철도에 이어 하늘길·바닷길을 열었다. 이번 전기 연결로 통신 연결만 남은 셈이 됐다. 통신협상 역시 좀 늦어지긴 했지만, 지난해 말 ‘개성공단 통신공급 합의서’를 맺은 뒤 부속합의서 체결을 위한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다. 대동맥과 신경망을 이어 동강 난 반도의 허리를 잇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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