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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동포 목회자의 북녘에서 쓴 답신

등록 2006-10-29 20:20수정 2006-10-29 22:49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가 지난 16일 공개한 북한 향산 유치원의 한 어린이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가 지난 16일 공개한 북한 향산 유치원의 한 어린이
중국인 등 외국인들 철수하자
북 사람들 안절부절 안쓰러워
해외 동포로 북녘의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 한 분이 보내온 편지(24일치 <한겨례> 1면)엔 핵실험 이후 북한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보고 남쪽에서 그의 일을 돕겠다는 이들이 있어 그 뜻을 전했더니 답신을 보내왔다.

예측하신대로 북녘에 머물며 병든 아이들을 돌보다가 조금 전에 나왔습니다. 시급한 약품과 사육장 내부 시설에 필요한 일부 자재를 챙겨서 월요일 오후에 다시 들어갈 예정입니다.

주신 메일을 확인한 후 전화를 드렸으나 여의치 않아 답신을 씁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이 혼돈의 때에 기자만이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일을 더 많이 하실 수 있도록 영육간에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하다고 할까 안타깝다고 할까?

핵 사태 이후 우리의 사역과 존재에 대한 북한 친구들의 태도가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전에는 냉랭한 태도에 때로는 적대감까지 드러내던 친구들조차 사역의 진행을 위한 우리의 계속적인 방문에 대해 고마워하는 모습이 뚜렸합니다.

요즈음 북에서 마주치는 그쪽 사람들은 대부분 침울하고 암담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인데 저희들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와 질문은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간부나 지도원들: “선생님, 또 오셨군요. 늘 드나들던 중국인 사업가들은 거의 다 철수하고, 들어오기로 조직되어 있던 사람들도 취소하고 안 오는데, 선생님은 다르시군요. 감사합네다.”

국경 검문소 책임자:“선생님 하시는 일에도 금지령이 내리겠지요. 그래도 오실 건가요? 앞으로 선생님이 돌보시던 고아들은 어쩌나요? 저라도 돕고 싶은데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요?”

어떤 간부: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시려고 고생하시는데 오히려 우리 일군들이 돕지는 않고 속을 썩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미안합네다. 아바이는 어른이시니 혼을 좀 내주시라요.”

건설대와 직원들: “중국 사람들이 다 나간다는데 선생님도 떠나실 건가요? ----.”

다른 외국인들은 줄줄이 떠나는데 오히려 사육장 등 사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더니 주말에 인민위원회 등 현지 당국의 전직원이 모두 나와 사육장의 기초공사를 했습니다.

우리의 사역과 계속 남아 있겠다는 태도에 매우 고마워하는 것이 그들의 표정과 행동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쓰러운 모습입니다.

정리/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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