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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미·중·일 전문가가 본 회담 전망

등록 2006-11-01 19:23수정 2006-11-01 19:38

박명림 /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박명림 /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북 6자회담 복귀
“북, 핵보유국 인정요구 카드로”
한국, 배제안되도록 대응해야

박명림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미국과 직접 논의하는 등 핵보유국으로서 인정받으려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칫 안보·평화 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왜 나왔다고 보나?

=이젠 상황 지속이냐, 해결이냐만 남았다고 본 것 같다. 핵실험이라는 최강의 카드를 쓴 이상, 전쟁을 빼곤 더 이상의 추가적 상황악화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무엇을 요구할 것 같나?

=최소 카드는 6자회담 복귀와 함께 금융제재 해제와 에너지 지원, 관계정상화 등 기존 요구를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핵보유국 인정과 그에 기반한 한반도 또는 동북아 비핵지대화 등 최대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선 그런 감을 잡은 듯 하다. 핵 포기시 남한에 대한 영구적인 핵 배치 금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미국과 직접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거기에 응할까?

=미국은 당장은 아무 것도 안 받을 것이다. 미국은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핵 폐기에 한정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미국의 옵션 가운데는 북핵 인정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핵 불용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핵을 가진 북한을 상정하고 6자회담을 진행할 위험성도 있다. 한국으로선 최악이다.


※미국이 이번에 6자회담에 합의한 직접적 배경은?

=미국은 북핵실험으로 이전보다 더 적게 주고 이길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한다. 10월15일 유엔 안보리 결의에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한 게 결정적이다. 중·러는 전후 최초로 대북 제재결의에 참가 결정을 한 것이다. 6자회담에서도 중·러가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북한 편을 들지 않을 것으로 본 것 같다.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가?

=이번엔 신중하게 상황을 두고 본 뒤 판단해야 한다. 만약 미리 쌀 준다, 제재 않는다고 했다가 6자회담 잘못돼 다시 중단하면 더 우스워진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북-미 협상전략 아직 불분명”
셀리그 해리슨 / 미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셀리그 해리슨 / 미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금융제재 풀 언질 있었을 것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북-미의 6자회담 재개 합의는 “대북 금융제재 해제에 대한 미국 쪽의 분명한 언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면서도, 회담 전망에 대해선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개될 6자회담 전망은?

=미국의 입장과 핵 실험 이후 더욱 강화된 북한의 입장이 아직 분명하지 않다. 북한은 추가 핵 실험 중지를 협상카드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카드는 분명하지 않다. 핵 동결과 미사일 발사 중지 등 북한 쪽 조처에 상응하는 미국 쪽의 대응제안이 무엇인지, 그리고 금융제재 실무그룹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두고봐야 한다.

※미국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제재 등은 계속된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안보리 제재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는다. 누구도 제대로 제재를 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금융제재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가능케 한 것은 무엇인가?

=북-미 양쪽의 양보를 해 가능했다고 본다. 직접대화를 거부해 온 미국은 6자회담 전의 준비회담을 받아들였다. 양자회담을 요구했던 북한도 3자회담을 수용했다.

※미국 쪽은 3자회담 역시 6자회담 틀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6자회담에 그런 구조가 없다. 이번 회담은 6자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별도의 예비회담으로 봐야 한다. 미국은 부정하지만, 이번 회담에 동의한 것 자체가 큰 양보다. 직접대화를 요구했던 중국이 타협안을 제시해 3자회담이 이뤄진 것이다. 3자회담에서 특히 금융제재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본다. 실무그룹 구성에 대한 합의 역시 미국 쪽의 양보로 봐야 한다. 미국은 지금까지 금융제재는 법집행 차원이기 때문에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분명하진 않지만, 이번 회담에서 미국 쪽이 금융제제에 대해 타협할 가능성을 시사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분명한 언질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합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실마리 풀었지만 변수 많다”
예쯔청 / 베이징대 교수
예쯔청 / 베이징대 교수

북-미 이해 맞물려 대화 재개

예쯔청 중국 베이징대학 교수(국제관계학)는 1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는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일단 좋은 일”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전망에 대해서는 “북 핵 문제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신중한 태도를 내보였다.

※평행선을 달리던 북-미가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나?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반대에 부닥친 북한으로선 6자회담 복귀로, 상황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또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미 조지 부시 행정부도 북 핵 문제가 더 이상 악화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만약 북 핵 문제로 동북아 긴장이 계속 높아진다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잘못됐거나 실패했다는 내부의 비판이 증가할 것이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의 전제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를 줄곧 주장해왔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풀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그것의 확산으로 인해 미국의 국익이 손상되는 상황이다. 금융제재 문제는 핵무기 문제에 비해 작은 문제일 수 있다. 만약 핵 문제를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미국은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열릴 6자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한 핵실험 이후 북-미 사이 긴장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당장 커다란 변화나 갑작스런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긴 어렵다. 대화를 지속하면서 천천히 긴장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북한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크게 나빠졌다. 앞으로 북-중 관계의 전망은?

=북한의 핵실험은 북-중 전통 우호관계를 크게 파괴했다. 그러나 북-중 관계가 더 이상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안전보장이라는 관심사를 잘 이해하고 있고, 북한도 중국이 핵실험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핵포기-제재해제 줄다리기”
오코노기 마사오 / 게이오대 교수
오코노기 마사오 / 게이오대 교수

핵실험 이전과 비슷한 상황

“북한과 미국이 한바탕 카드 게임을 벌인 결과, 원점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2003년 4월 북-중-미 3자회담 때를 연상케 한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국제정치)는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재개 합의를 이렇게 규정했다. 북한의 핵 실험과 그에 따른 유엔 제재 결의를 서로 주고받은 뒤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함으로써, 핵실험 이전과 비슷한 역학관계를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무조건 회담 복귀를 결정한 이유는?

=핵실험을 강행한 뒤,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미국의 태도를 지켜본다는 게 북한의 계획이었다. 지금 외교 프로세스를 개시하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는 빠른 움직임이다. 무조건 복귀라고 하지만, 북한으로선 언제든지 2차 핵실험을 하겠다며 협상을 깨고 게임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

※북한이 애초 이런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인 것은 아닌가?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북한은 대담한 행동을 할 때는 언제나 신중하고 치밀하게 계산을 한다. 미국의 중간선거나 미 행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의 허점을 파고든 측면이 있다. 국제 제재의 흐름을 누그러뜨리겠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미국의 전략은?

=미국으로선 2~3개월 유엔 제재가 진행된 뒤에 회담 재개에 합의해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간선거가 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유엔 제재와 확산방지구상(PSI)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양보를 끌어내려 할 것이다.

※금융제재를 논의할 실무회의 설치는 어떻게 보나?

=북한으로선 이 문제 해결의 전망을 보았기 때문에 회담에 복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6자회담 전망은?

=외교와 6자회담이 죽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북한은 제재 해제를, 미국은 핵 포기를 요구하며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다. 회담 중단도 있을 수 있다. 회담 재개가 어느 쪽에 이익이 될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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