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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세금꼴 30%’는 대부분 개성시 경비로 써”

등록 2006-11-07 08:26

임금 3~4배에 작업환경도 나아
북 근로자 개성공단 가고싶어 해
송용등(사진) 로바나무역 회장은 “싸고 질 좋은 물품을 많이 구입하는 것이 구매 원칙”이라고 밝혔다. 또 “개성공단에 근무하기 위해 일부 북쪽 근로자들은 며칠씩 기업소에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구입 원칙은?

=적은 월급으로도 근로자들이 살 수 있게 ‘싸고 질 좋은 물건을 많이’ 구입하는 것이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작업환경을 다른 개성시내 기업들과 비교하면?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3~4배는 더 받는다. 나도 고민인데, 내가 운영하는 북쪽 회사의 직원들이 400명이나 된다. 그런데 개성공단에서 월급을 많이 주니까 그쪽으로 가고 싶어한다. 그래서 지금은 돈이 잘 벌리지 않지만, 돈 벌면 개성공단만큼 주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려면 현재 근무하는 기업 사장한테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개성공단에 보내달라며 며칠씩 직장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업환경도 개성공단이 당연히 좋다. 개성시내 기업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고, 겨울에는 춥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이 굳이 외부에 물품 조달 및 배급을 맡길 필요가 있었을까?

=근로자들이 월급을 받은 금액만큼 물건을 공급하려면 미리 물품을 준비해야 했다. 한마디로 돈이 부족했기 때문에 북쪽이 합영·합작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 회사(로바나무역)는 오랫동안 세계 각국과 무역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경험도 고려됐을 것이다.

-세금 격인 이른바 사회문화시책비(임금의 30%)가 북한의 최고위층이나 당으로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대부분 개성시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기, 물 공급, 교육, 의료 등 사회간접자본 경비로 쓰이고, 일부는 개성시에서 경비로 사용한다고 들었다.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북쪽의 시각은?

=북쪽 근로자들이 남쪽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그 명분이야 어떻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이 2달러를 받고 일을 하겠나. 북이 좀더 겸손하게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부분은 있지만 남쪽 사람들이 이해해야 한다. 그래도 어떤 경우에든 북쪽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이용인 기자,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송용등씨는 누구인가

송용등 회장은 오스트레일리아 국적을 갖고 있는 재외동포로, 오스트레일리아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 ‘로바나무역’을 운영하고 있다. 송 회장은 베트남이나 중국, 옛 소련, 동유럽 등 공산국가와 30년 정도 사업을 했다며 “주로 공산권 국가의 자원을 개발해 서방 세계에 파는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북한에는 1987년 처음으로 들어갔으며, 94년 병에 걸려 사업을 쉬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오스트레일리아에 북한 대사관이 설립되면서 다시 북쪽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어느날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찾아와 “북쪽에는 농사가 부족한데, 오스트레일리아 땅이 넓으니까 조선 인민이 나와서 농사를 지을 수 없나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잘 풀리지 않았으며, 대신 2004년 중반쯤 그에게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식품 및 생필품을 공급해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는 “북에 들어가 사업을 해도 꼭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주고 싶어” 이 제의를 받아들였다.

고려상업합영회사는 오스트레일리아 직원이 사장으로 있으며, 북한 사장이 부사장을 맡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사회는 로바나무역 쪽 3명, 북쪽 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북쪽 직원은 60명 정도라고 한다. 그는 개성에 고려상업합영회사 외에 고려식품합작회사(김치공장), 고려관광봉사합영회사(민속여관), 고려건재합작회사(자갈 등 건자재 생산) 등 3개의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평양에서도 석탄과 몰리브덴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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