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화환 보는 김근태 당의장 10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3주년 기념식에서 김근태 당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을 보고 있다. 2006.11.10 (서울=연합뉴스)
2003년 11월11일 돈 정치, 지역정치, 패권정치 청산을 내걸고 창당한 열린우리당이, 창당 3주년을 맞았다. 당시 민주당 탈당파 40명, 한나라당 탈당파 5명, 개혁국민정당 2명 등 모두 47명의 의원이 중심이 돼 창당한 열린우리당은 정치개혁을 표방하며 상승세를 탔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후 치러진 2004년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단번에 152석을 차지하며 과반 여당이 되는 기적을 이뤄냈다.
이에 고무된 정동영 당시 의장은 총선 직후 “100년 동안 집권가능한 정당을 만들자”며 “20~30년 집권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기도 했다. 그해 5월에는 창당주역인 유시민 의원도 “앞으로 10~20년은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갈 것”이라며 연속집권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해 11월 “우리나라에서도 100년 정당을 만들어 보자”며 열린우리당의 ‘100년 정당론’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 열린우리당의 성적은 초라했다. 17대 총선직후 한때 50% 가까이 치솟았던 지지율은 30%, 20%대를 거쳐 10%대로 떨어졌고, 의석은 140석으로 줄었다. 줄어든 의석보다 참담한 것은 ‘미래’다. 2005년 뒤 치러진 재.보선 성적표는 ‘40대 0’이고, 이런 성적은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나라당에서는 지지율 20%를 넘는 대선 주자들이 경쟁하는 데 비해, 열린우리당 내에는 이에 경쟁할 만한 후보군이 없어 외부영입과 정계개편론을 언급하는 현실이다.
일반당원 100여명… 착답함과 회한이 교차
10일 여의도 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의 창당 3주년 기념식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일반당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국민의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뒤 당의 3년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동영상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부터 탄핵과 창당, 원내활동 등으로 이어졌고, 배경음악으로는 양희은이 부르는 ‘상록수’가 깔렸다. 이날 행사에 화환은 노무현 대통령, 한명숙 국무총리,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희 국회 부의장이 보낸 4개뿐이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착잡함과 회한이 교차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을 지상중계한다. △김근태 의장 3주년 기념사 =여러분도 다 그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희상과 같이 서서 동영상 보면서 가슴이 뭉클. 눈물이 나. 가슴이 떨려. 회한도 생겨.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있기 때문에 다시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격려하는 박수 한번 칩시다. 그리고 옆에 있는 분들과 악수 한 번 합시다. 함께 합시다 하는 의미에서 뜨거운 악수를. 1년 전부터 집 잃은 개가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우리’라는 개. 창당 3주년을 축하하기 전에 귀여운 강아지 세마리를 낳았습니다. 평화, 번영, 통합이라고 붙였습니다. 창당 3주년 맞이하는 감회가 복잡합니다. 준비한 기념사를 읽겠습니다. 창당 세 돌을 맞는 아침입니다. 당 안팎에 과제가 산적해 있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오늘은 창당정신을 되새기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미 이룬 것과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을 확인하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룬 것은 가슴 저쪽에 자부심으로 담아두고,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기필코 이뤄내겠다는 결의를 다짐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열린우리당 창당은 국민의 가슴을 설레게 한 유쾌한 사건이었습니다. 감히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낡은 정치, 돈 정치, 지역정치, 패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계기로 돈으로 정치하던 시대는 분명히 끝났습니다. 제왕적 총재가 군림하던 전근대적 정당시대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깨끗한 정치, 정당 민주화는 이제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우리는 한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가 그 일을 함께 해냈습니다. 창당 초기, 47명 의원에 불과하던 우리가 정치개혁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밤새 새우잠을 자고, 온갖 멸시와 조롱을 감내하며 이룬 일이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쾌거였습니다. 지난 3년, 우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버텨내며 한반도 평화를 지켰습니다. 네오콘이 주도한 대결정책의 여파가 북한 핵 실험으로 증폭되고, ‘전쟁도 불사한다’는 극단적 수구냉전세력이 대공세를 퍼붓는 고립무원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평화적 문제해결’의 방향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 한반도 비핵화라는 더 큰 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이런 성과에 대해 가슴 한켠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새로운 정치’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대국민약속을 지켜내고자 참으로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노력에 비해 성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 인정합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개혁을 이뤄낸 데 대해 국민으로부터 이미 분에 넘치는 포상을 받았습니다. 정치개혁을 이뤄낸 것은 이제 당연지사가 됐습니다. 큰 산을 오르는 심정입니다. 우리가 오르는 산은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라는 네 개의 봉우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큰 과제가 지워지고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새롭게 조성된 환경을 돌파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성장 구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방식을 찾아내지 못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통해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딜 정책으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냈지만, 아직 정부의 적극적 참여와 뒷받침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산에 오를 때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등반객의 시선에 영향받지 말고, 산에 온전히 몸을 맡겨야 합니다. 평화와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갈 길벗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벗들을 맞이하고 정치세력을 재편하는데 있어서 이해타산에 기초한 정치적인 계산이나 정치기술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입니다. 꿈입니다, 그리고 신념이고 믿음입니다.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비전, 한반도 평화와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분명한 비전을 합의하고,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세력과 손을 맞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원칙있는 대연합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분명한 원칙을 지키며 뚜벅뚜벅 걸어 나갑시다. 정치개혁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역사를 새로 썼던 것처럼, 온몸으로 한반도 평화를 꼭 지켜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성장을 이루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에 우리의 열정을 다시 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입니다. 우리는 원칙을 향해 온몸을 던질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내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봉우리를 넘어 창당정신을 실현하는 그 길로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김한길 원내대표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벌써 창당 3주년 맞았다. 창당을 준비하며 밤샘하던 때가 엊그제 같아. 지난 3년 돌아보는 동영상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돌아보면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극복을 기치로 한 우리 창당에 많은 국민들은 박수 보내. 우리 추구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기간당원제와 상향식 공천제, 당정분리, 원내중심 정당 지향과 지구당 페지 등 정치사 없었던 일 시도. 우리 시도에는 분명한 성공과. 선거혁명과 정치부패 사슬 끊어내. 돈 안쓰는 정치 실천. 정치와 정당의 민주화에 성과가 있어.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우리당 창당정신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심 되새기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해. 다시 시작하는 준비하며 가져가야할 것과 버려야할 것 가려. 냉정하게 뒤돌아보며 처절하게 반성. 해방 이후 개혁세력 첫 과반수 넘었지만 변화개혁 바라는 국민 기대 못미쳐. 국민 공감대 못 얻었었다. 개혁이다 실용이다 내부논쟁에 너무 많은 열정 소모했다. 명분 때문에 현실 놓쳐.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 지지해온 사람들 떠나. 우리 정체성 직결된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갈짓자 행보는 국민 혼란. 대통령에게 이건 아니라 라고 제 때 말못해 대통령 더 어렵게 만든 책임 우리가 져야.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어. 이대로 주저앉는다면 또 한 번의 죄를 짓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 위해 아직도 믿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 위해 기운 냅시다. 애당초 가려고 했던 길, 국민이 가리키는 길에 대해 내딛는 것이 책임회피하지 열당 창당정신 이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우원식 의원 =우리가 3년 동안 만든 떡 중에서 제일 긴 떡 같다. 떡 자르기를 하겠다. (떡 자르고 촛불 끄고. 초 뺀 뒤 다시 한 번 자름) △ 문희상 의원 축배사 =만세삼창 아니길 다행입니다. 잔을 드십쇼. 열린우리당의 무궁한 발전과 참석하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의 건강과 창당 세돌을 기원해서 우리들의 희망, 우리, 평화, 번영, 통합이, 세 새끼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건배. 창당하면 정신, 처음하면 처럼. 이렇게 해주십쇼. △ 한병도 의원, 국민에게 드리는 글 낭독==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열린우리당이 창당 3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당은 지난 3년 동안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를 목표로 활동해 왔습니다. 정치개혁을 이끌어 돈 안드는 선거문화를 만들고, 권력형 부정부패를 단절시켰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정당개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은 국민참여정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산물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 통렬한 참회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다시한번 우리당이 국민에게서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들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우리당은 반드시 서민경제를 살릴 것입니다. 제민지산(制民之産), 국민의 생업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맹자의 가르침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입니다. 오늘 현재 우리당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국민의 사법적 권리향상을 위한 사법개혁과 군 구조와 전력의 첨단화를 이루기 위한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당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자 합니다. ‘평화’와 ‘번영’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이며, 도전의 가치입니다. ‘국민에게는 희망을’, ‘국가에는 도약을’, ‘민족에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사람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입니다. 기득권에 안주하고,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집단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정경유착을 부활시키고, 한반도를 풍전등화의 위기로 내몰 사람들에게 국민의 운명을 책임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냉전적인 안보상업주의와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에 안감힘을 쏟고 있는 한나라당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다가올 2007년은 6.10 민주화 운동 20년, 민주개혁세력 집권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간의 공과를 가려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계승해야 할 것은 선진한국의 국가비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멈칫하고 있는 경제현실에 안주할 것이냐, 변화를 주도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 ‘세계일류국가’로 나아갈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도전세력인 우리당이 변화의 기관차를 이끌고 가겠습니다. 창당 3주년에 우리당이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하는 미래는 ‘평화와 번영의 새시대’를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빈 손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듯이, 우리당은 또다시 역사의 기적을 창조할 것입니다. 우리는 화마로 폐허가 된 낙산사에 돋아난 ‘새싹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동행을 기대합니다. <한겨레> 김태규 기자, 온라인뉴스팀 dokbul@hani.co.kr
열린우리당 창당 3주년 기념식 10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3주년 기념식에서 김근태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축하떡 촛불을 끄고 있다. 2006.11.10 (서울=연합뉴스)
10일 여의도 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열린우리당의 창당 3주년 기념식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일반당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국민의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뒤 당의 3년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동영상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부터 탄핵과 창당, 원내활동 등으로 이어졌고, 배경음악으로는 양희은이 부르는 ‘상록수’가 깔렸다. 이날 행사에 화환은 노무현 대통령, 한명숙 국무총리, 임채정 국회의장, 이용희 국회 부의장이 보낸 4개뿐이었다. 이날 행사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착잡함과 회한이 교차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을 지상중계한다. △김근태 의장 3주년 기념사 =여러분도 다 그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문희상과 같이 서서 동영상 보면서 가슴이 뭉클. 눈물이 나. 가슴이 떨려. 회한도 생겨.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있기 때문에 다시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격려하는 박수 한번 칩시다. 그리고 옆에 있는 분들과 악수 한 번 합시다. 함께 합시다 하는 의미에서 뜨거운 악수를. 1년 전부터 집 잃은 개가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우리’라는 개. 창당 3주년을 축하하기 전에 귀여운 강아지 세마리를 낳았습니다. 평화, 번영, 통합이라고 붙였습니다. 창당 3주년 맞이하는 감회가 복잡합니다. 준비한 기념사를 읽겠습니다. 창당 세 돌을 맞는 아침입니다. 당 안팎에 과제가 산적해 있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이렇게 모였습니다. 오늘은 창당정신을 되새기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미 이룬 것과 미처 이루지 못한 것을 확인하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룬 것은 가슴 저쪽에 자부심으로 담아두고,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기필코 이뤄내겠다는 결의를 다짐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열린우리당 창당은 국민의 가슴을 설레게 한 유쾌한 사건이었습니다. 감히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낡은 정치, 돈 정치, 지역정치, 패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3년, 열린우리당 창당을 계기로 돈으로 정치하던 시대는 분명히 끝났습니다. 제왕적 총재가 군림하던 전근대적 정당시대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깨끗한 정치, 정당 민주화는 이제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우리는 한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가 그 일을 함께 해냈습니다. 창당 초기, 47명 의원에 불과하던 우리가 정치개혁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밤새 새우잠을 자고, 온갖 멸시와 조롱을 감내하며 이룬 일이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쾌거였습니다. 지난 3년, 우리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버텨내며 한반도 평화를 지켰습니다. 네오콘이 주도한 대결정책의 여파가 북한 핵 실험으로 증폭되고, ‘전쟁도 불사한다’는 극단적 수구냉전세력이 대공세를 퍼붓는 고립무원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평화적 문제해결’의 방향키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직 한반도 비핵화라는 더 큰 산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이런 성과에 대해 가슴 한켠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새로운 정치’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대국민약속을 지켜내고자 참으로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노력에 비해 성과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 인정합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개혁을 이뤄낸 데 대해 국민으로부터 이미 분에 넘치는 포상을 받았습니다. 정치개혁을 이뤄낸 것은 이제 당연지사가 됐습니다. 큰 산을 오르는 심정입니다. 우리가 오르는 산은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라는 네 개의 봉우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뤄야 한다는 큰 과제가 지워지고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새롭게 조성된 환경을 돌파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저성장 구조를 돌파할 새로운 성장방식을 찾아내지 못했고, 서민경제 활성화를 통해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딜 정책으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냈지만, 아직 정부의 적극적 참여와 뒷받침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산에 오를 때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등반객의 시선에 영향받지 말고, 산에 온전히 몸을 맡겨야 합니다. 평화와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갈 길벗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해야 합니다. 새로운 길벗들을 맞이하고 정치세력을 재편하는데 있어서 이해타산에 기초한 정치적인 계산이나 정치기술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입니다. 꿈입니다, 그리고 신념이고 믿음입니다.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비전, 한반도 평화와 새로운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분명한 비전을 합의하고, 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세력과 손을 맞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원칙있는 대연합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분명한 원칙을 지키며 뚜벅뚜벅 걸어 나갑시다. 정치개혁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역사를 새로 썼던 것처럼, 온몸으로 한반도 평화를 꼭 지켜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성장을 이루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에 우리의 열정을 다시 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입니다. 우리는 원칙을 향해 온몸을 던질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내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봉우리를 넘어 창당정신을 실현하는 그 길로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기념사 경청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 10일 영등포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3주년 기념식에서 김한길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김근태 당의장의 기념사를 경청하고 있다. 2006.11.10 (서울=연합뉴스)
△김한길 원내대표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벌써 창당 3주년 맞았다. 창당을 준비하며 밤샘하던 때가 엊그제 같아. 지난 3년 돌아보는 동영상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돌아보면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극복을 기치로 한 우리 창당에 많은 국민들은 박수 보내. 우리 추구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기간당원제와 상향식 공천제, 당정분리, 원내중심 정당 지향과 지구당 페지 등 정치사 없었던 일 시도. 우리 시도에는 분명한 성공과. 선거혁명과 정치부패 사슬 끊어내. 돈 안쓰는 정치 실천. 정치와 정당의 민주화에 성과가 있어.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우리당 창당정신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심 되새기면서 또 한 번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해. 다시 시작하는 준비하며 가져가야할 것과 버려야할 것 가려. 냉정하게 뒤돌아보며 처절하게 반성. 해방 이후 개혁세력 첫 과반수 넘었지만 변화개혁 바라는 국민 기대 못미쳐. 국민 공감대 못 얻었었다. 개혁이다 실용이다 내부논쟁에 너무 많은 열정 소모했다. 명분 때문에 현실 놓쳐.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 지지해온 사람들 떠나. 우리 정체성 직결된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갈짓자 행보는 국민 혼란. 대통령에게 이건 아니라 라고 제 때 말못해 대통령 더 어렵게 만든 책임 우리가 져야.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어. 이대로 주저앉는다면 또 한 번의 죄를 짓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 위해 아직도 믿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 위해 기운 냅시다. 애당초 가려고 했던 길, 국민이 가리키는 길에 대해 내딛는 것이 책임회피하지 열당 창당정신 이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우원식 의원 =우리가 3년 동안 만든 떡 중에서 제일 긴 떡 같다. 떡 자르기를 하겠다. (떡 자르고 촛불 끄고. 초 뺀 뒤 다시 한 번 자름) △ 문희상 의원 축배사 =만세삼창 아니길 다행입니다. 잔을 드십쇼. 열린우리당의 무궁한 발전과 참석하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의 건강과 창당 세돌을 기원해서 우리들의 희망, 우리, 평화, 번영, 통합이, 세 새끼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건배. 창당하면 정신, 처음하면 처럼. 이렇게 해주십쇼. △ 한병도 의원, 국민에게 드리는 글 낭독==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열린우리당이 창당 3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당은 지난 3년 동안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를 목표로 활동해 왔습니다. 정치개혁을 이끌어 돈 안드는 선거문화를 만들고, 권력형 부정부패를 단절시켰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정당개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은 국민참여정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산물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따라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 통렬한 참회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다시한번 우리당이 국민에게서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들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비록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우리당은 반드시 서민경제를 살릴 것입니다. 제민지산(制民之産), 국민의 생업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는 맹자의 가르침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입니다. 오늘 현재 우리당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국민의 사법적 권리향상을 위한 사법개혁과 군 구조와 전력의 첨단화를 이루기 위한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당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자 합니다. ‘평화’와 ‘번영’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이며, 도전의 가치입니다. ‘국민에게는 희망을’, ‘국가에는 도약을’, ‘민족에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사람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입니다. 기득권에 안주하고,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집단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정경유착을 부활시키고, 한반도를 풍전등화의 위기로 내몰 사람들에게 국민의 운명을 책임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냉전적인 안보상업주의와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에 안감힘을 쏟고 있는 한나라당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다가올 2007년은 6.10 민주화 운동 20년, 민주개혁세력 집권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간의 공과를 가려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계승해야 할 것은 선진한국의 국가비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멈칫하고 있는 경제현실에 안주할 것이냐, 변화를 주도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 ‘세계일류국가’로 나아갈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도전세력인 우리당이 변화의 기관차를 이끌고 가겠습니다. 창당 3주년에 우리당이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하는 미래는 ‘평화와 번영의 새시대’를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빈 손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듯이, 우리당은 또다시 역사의 기적을 창조할 것입니다. 우리는 화마로 폐허가 된 낙산사에 돋아난 ‘새싹의 감동’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동행을 기대합니다. <한겨레> 김태규 기자, 온라인뉴스팀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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