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스펠트 교체로 체제보장가능”
미국 공화당 현실주의 보수세력의 대부 격인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지금 북한으로선 핵개발을 대신할 (생존의) 선택지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안보보좌관으로, 중간선거 이후 조지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수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스코크로프트는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미국이 아직 북한의 핵개발을 단념시킬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외교정책에선 대통령의 재량이 크고 대북정책에는 예산도 거의 들지 않아 중간선거 결과로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크게 바뀔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정책 입안에 깊이 관여해왔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사임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 안에는 북한과 협상해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는 세력과 유일한 해결책이 체제전환이라고 생각하는 세력으로 분열돼 있는데, 럼스펠드 국방장관 교체로 전자 쪽으로 궤도수정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코크로프트는 “중국이 북한의 핵포기를 위해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핵포기가 미국에 의한 체제보장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핵개발을 단념하도록 할 만한 체제보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은 9·19공동성명에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기했지만, 그것을 실현할 수단이 없다”며 “북한에게 납득시키는 게 필요한데, 중국을 통해 그 메시지를 보내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문제는 “국제적 핵확산 방지의 측면에서 북핵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무게를 갖는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면 몇개월 안에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가 핵무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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