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과서를 인쇄하던 윤전기가 북한 교과서를 만든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평양 동대원구 교육도서인쇄공장에 북한 초중등학교 교과서를 인쇄할 윤전기를 기증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윤전기는 최근 국내 교과서 판형 변경 전까지 대한교과서주식회사가 쓰던 것을 기증받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증식에는 이삼열 유네스코한국위 사무총장과 김창식 대한교과서 사장, 북한의 박경철 민화협 부회장, 교육성 오윤석 서기장 등이 참석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50년대에 설치된 옛 소련제 매엽기(종이를 한장씩 인쇄하는 인쇄기)를 사용했고, 교과서가 부족해 평양 중심의 학교에서도 학생 2명이 교과서 한 권을 함께 보고 있었다. 북한은 2000년께부터 유네스코 본부에 교과서용 인쇄기와 인쇄용지 지원을 요청했다.
유네스코한국위는 “한국 6·25세대도 유네스코가 지원한 인쇄기로 출판된 교과서로 공부를 했었는데. 이제 50년 만에 한국이 지원한 윤전기가 북한 교육 환경 개선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네스코한국위는 2002년 북한에 중학교 영어교과서용지 200t을 보냈으며, 이번 윤전기 기증에 이어 북한 영어교사 연수, 남북한 유네스코 협동학교 교장·교사 방문 사업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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