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6자회담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운데)가 지난 23일 회담 일정이 끝난 뒤 출국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베이징/AP 연합
미국 언론들은 가까운 장래에 북핵 포기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뉴욕타임스>는 23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을 인용해 “북한이 적어도 최소한의 명목상으론 9·19성명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며 미국이 외교적 해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의 교착상태는 “핵 보유국을 선언한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가까운 장래에 설득하는 어려움이 더욱 커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북한, 이란 수단 문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현재 외교적 접근방식의 효용성이 종착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에 직면해 보다 위험한 플랜B를 고려해햐 할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부시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외교적 접근방법은 실질적 장애물에 직면했다”며 “지금까지 해오던 바를 옆으로 치워놓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행정부가 이 문제들을 해결할 다른 방안의 모색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행정부의 또다른 관리들은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제재를 강화하게 될 것”임을 시사하면서 “이번 회담에서 곤욕을 치른 중국이 제재에 동참해주길 바라는 희망이 점차 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보 달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통적인 유엔 의존외교의 한계에 봉착한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진정한 플랜B를 고민하는 데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며 “이라크와 북한, 이란, 수단 문제에 있어서 부시 행정부는 외교적으로 해결할 지렛대도 능력도 신뢰성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힐 차관보가 BDA문제를 “사소한 문제”라고 얘기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에겐 BDA문제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고 보도했다. 게리 세모어 미외교협회 부회장은 “힐 차관보가 수개월이 아니라 수주 안에 회담 재개를 얘기한 것은, 그동안에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타협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는 점에선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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