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타임 “핵클럽 회원국의 수장” 선정 이유 밝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6년 중요인물 26인’에 포함됐다. 〈타임〉은 “김 위원장이 지난 7월4일 미사일 실험으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독립기념일 백악관 파티를 망친 데 이어, 10월 세계에서 가장 배타적이고 위험한 핵클럽 회원국의 수장이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주간지는 김 위원장에 대해 ‘가장 위험한 클럽의 문을 강타한 사람’, ‘관심 결핍증 환자’ 등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핵실험 이후 북한을 소홀히 했던 미국이 ‘악의 축’ 이나 ‘정권 교체’ 등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모든 종류의 경제·외교적 혜택을 기꺼이 주려고 하는 등 그의 대담한 도전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타임〉은 ‘부시 대통령-딕 체니 부통령-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 등 세 사람을 한 팀으로 묶어 26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한 뒤, 이라크 정책의 실패로 조롱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임〉이 김 위원장을 ‘단골 메뉴’로 중요인물이나 표지인물로 등장시킨 것은 ‘상업주의’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앞서 〈타임〉은 2005년에도 김 위원장(그림)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또 2004년 6월21일치에서는 김 위원장의 웃는 사진을 표지로 게재하면서 ‘왜 그가 웃고 있을까’라는 글을 실었다. 김 위원장이 ‘웃고 있는 이유’의 하나는 한국이 ‘좌파 민족주의’ 대통령과 북한을 적이라기보다 잠재적 친구나 동반자로 보는 정당에 의해 통치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한국이 6·25전쟁을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북한보다 미국을 향해 더 분노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가 북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점도 김 위원장이 웃는 이유들로 거론해 지나친 희화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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