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전 약속 지켜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미 8군사령부 밴플리트 홀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지연 가능성 보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벨 사령관 강경 발언…방위비 분담금 등 불만 드러내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2008년까지 완료하기로 한 미군기지의 평택 재배치 일정이 늦어지는 것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굳은 표정으로 “예산이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기지 이전이 중단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맞서 싸우겠다(I’ll fight this)”고까지 표현했다.
벨 사령관은 9일 서울 용산 미 8군 사령부 밴플리트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미는 미군기지를 2008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2004년 합의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발언은 미군기지 이전 완료가 2013년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한국 정부 당국자의 최근 언급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정책구상(SPI)에 앞서 기선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미는 모두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미군기지 이전 재원 분담을 둘러싸고 이견을 빚고 있다. 더불어 시민단체의 시위와 주민의 이전 지연 등에 따라 평택 기지 터 조성작업이 늦어지면서, ‘주한미군기지 시설종합계획’ 작성도 미뤄지고 있다.
벨 사령관은 “미군기지 이전이 2008년까지 가능하지 않다고 한 최근 한국 언론보도를 보고 놀랐다”며 “(기지이전 지연으로) 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주거환경 향상이 더이상 지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미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2007~2008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를 두고서도, 미국 요구보다 1천억원 이상 낮게 결정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다음달에 이에 따른 (한국인 노무자 감축 등) 예산 프로그램 축소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과 기지이전 시기는 관계가 없다”며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전시 작전통제권은 2009년에 이양될 수 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넘길 경우) 한국군 병력을 지휘할 수 없는 유엔군 사령관은 정전 유지 및 잠재적인 위기 고조에 대해 책임질 수 없다”며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에 맞춰 정전관리 기능을 한국군에 넘길 뜻을 내비쳤다. ?6S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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