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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으로 간 제주마늘 껍질 벗고 돌아온다

등록 2007-02-08 19:49

북한 개성 성남동에 세워진 ‘산과들농수산·정성제약 개성공장’에서 6일 15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한국 농민들이 수확한 마늘의 껍질을 까고 있다.
북한 개성 성남동에 세워진 ‘산과들농수산·정성제약 개성공장’에서 6일 15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한국 농민들이 수확한 마늘의 껍질을 까고 있다.
‘중국산 깐마늘’ 맞서 인건비 절감 아이디어
남한선 농가 살리고 북은 약품원료비 벌고
남한의 마늘과 북한의 손길이 만났다.

6일 개성시 성남동 ‘산과들·정성제약 개성공장’, 북한 노동자 1500명이 나란히 앉아 부지런히 마늘 껍질을 까고 있다. 한국 농민들이 생산한 마늘이 매일 아침 이곳으로 실려오고, 전날 작업한 마늘은 다시 한국으로 실려간다.

공식 조업식이 열린 이날은 제주도 마늘 재배 농민단체 대표들과 유통업체 직원 등 한국 쪽 130여명과 전영란 정성의학종합센터 소장, 리충복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 등 북한 쪽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의 ㈜산과들농수산과 북한 정성제약연구소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이 마늘까기 작업은, 한국 마늘재배 농민들을 살리고, 임가공 수익으로는 북한 정성제약의 의약품 원료를 구입하는 ‘윈윈 전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 마늘시장에서는 간편한 깐마늘이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또, 손으로 깐 마늘은 흠집이 없어 20일 동안 유통할 수 있지만, 기계로 까면 흠집이 많아 사흘 만에 부패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마늘을 깔 사람도 없고 인건비도 비싸, 중국산 깐마늘이 시장을 거의 잠식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 타개책으로 한 농민단체가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에서 국산 마늘 껍질을 까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산과들농수산이 나서 북한의 정성제약연구소와 손잡고 이곳에 작업장을 마련했다. 평양에서 링거제와 주사약, 알약을 생산하는 정성제약은 원료 구입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약품 원료를 구입하기로 했다.

현재 공장에선 하루 20t을 작업하고 있다. 본격 마늘 수확철인 5월부터는 작업량을 하루 40t, 고용도 3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산과들농수산은 1t당 220달러의 임가공비를 정성제약에 주고 있다고 밝혔다.

윈윈 전략은 일단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작업장을 방문한 강정준 한국 마늘생산자협의회 회장은 “중국산 수입 마늘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산 마늘의 껍질을 까야 하는 데 이곳에서 저렴한 인건비로 작업을 하니 생산자나 소비자에게도 모두 이익이 된다”며 “가공량을 늘리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산과들농수산의 홍경표 대표이사는 “아직은 작업량이 적고, 숙련도도 떨어져 노동자 1인당 한달 평균 43달러밖에 못 버는 데 대한 북한쪽 불만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국산마늘을 가공하는 것인데도 식약청에서 중국산 마늘과 똑같은 검역절차를 받게 하고 검사도 너무 자주 해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개성/글·사진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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