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초청받아”…핵문제 등 2.13합의 이행 가속화 할듯
김계관-힐 상호방문…북-미관계 실무협의 열릴 예정
김계관-힐 상호방문…북-미관계 실무협의 열릴 예정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핵 6자회담 ‘2·13 합의’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멀지 않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상대국을 서로 방문할 것으로 전해져 2·13 합의 이행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23일 북한으로부터 “몇주일 안에 방북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자들과 핵시설 동결과 궁극적인 해체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엘바라데이
총장이 평양 방문을 위해 북한 당국과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멜리사 클레밍 IAEA 대변인은 북한과 이란 핵문제에 대한 IAEA 이사회가 열린 이후인 3월 둘째주 엘바라데이 총장이 방북할 것으로 전망했다.
2·13 합의에 따라 북한 핵시설 감시와 검증을 위해 IAEA 사찰단이 곧 북한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IAEA 최고 책임자인 엘바라데이 총장이 북한의 요청에 따라 직접 방북함으로써 합의의 순조로운 이행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과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5개 실무(워킹)그룹 가운데 북-미관계정상화 그룹을 3월 초 미국 뉴욕에서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요청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23일 “제일 중요한 북-미관계정상화 실무그룹이 가장 먼저 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북한과 미국 사이에) 3월초에 첫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계관 부상과 힐 차관보가 미국(뉴욕)에서 회의를 하게 될 것이며, 힐 차관보가 답방으로 북한에 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22일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HEU)에 대해 고도의 기술수준을 확보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이 유연한 자세로 접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다음 6자회담에서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우라늄프로그램에 대해 토론하기로 북한과 합의했고, 그동안 정보를 근거로 북한의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HEU 프로그램은 복잡한 프로그램이고 북한이 실제 구입했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장비와 그들이(북한이) 습득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당한 생산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그룹 회의를 앞두고는 한·미 고위 당국자들이 양국을 교차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27일부터 3월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2·13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미국의 잭 클라우치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28일부터 3월1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윤병세 청와대 안보수석 등을 만난다. 이에 앞서 20~24일 워싱턴을 방문해 심윤조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니콜러스 번즈 국무차관등과 북핵 문제, 동북아 정세 등을 협의한 데 이어 송민순 외교 장관이 3월1일 미국을 방문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다. 3월5~7일 네그로폰테 국무부장관의 방한 등을 포함해 2월 말~3월초 한-미 외교안보 고위당국자간의 집중적인 상호 방문은 유례가 없을 정도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3월1~7일 한-중-일을 방문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박중언 신승근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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