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1일(현지시각) 언론을 피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빠져 나가기에 앞서 김 부상의 다른 일행이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는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북 협상단 샌프란시스코에…6박7일 방미 일정 시작
입국장 몰래 빠져나가 취재진들 우왕좌왕
일정등 철통보안 유지…미 고위급 만남설도 1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2층 도착장.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입국을 둘러싸고 미 국무부와 한-미-일 취재진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출입문 바깥 도로엔 선도 경찰 차량과 검정색 리무진 2대, 경찰 오토바이 2대가 줄지어 선 채 김 부상 일행의 도착을 기다렸다. 차량 옆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국무부 관료들이 지켜선 한편으로, 20여명의 경찰들이 도로 곳곳에 배치돼 자못 삼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도착장 안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겹겹이 줄지어 선 채, 뚫어져라 승객들이 빠져나오는 통로를 지켜봤다. 카트 바퀴 소리와 함께 승객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취재진의 손에 들린 카메라가 일제히 치켜 올려졌다 도로 내려지곤 했다. 김 부상은 2000년 10월 역시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을 방문했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이래 미국을 찾은 최고위급 북한 관료다. 5~7일 뉴욕에서 열릴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협의를 위한 공식 일정에 앞서,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및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전문가들과 비공개 세미나에 참여하기로 예정된 터였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자세한 일정과 참석자, 장소 등에 대해 일체 입을 다문 채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언론으로선 공항 도착 순간이 유일하게 그의 행적을 파악할 수 있는 ‘틈새’였다. 1시간 남짓 유지되던 취재대열이 무너진 건 오전 10시께였다. 일반 통로 왼쪽의 공항 관계자 전용 통로를 통해 북한 대표단 인사 1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일제히 그를 향해 몰려갔으나, 그는 경찰의 호위 속에 곧장 리무진에 탑승했다. 뒤이어 다른 일행 1명이 같은 곳으로 나왔으나,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피곤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만 했다. 취재진이 먼저 나온 일행과 아직 나타나지 않은 김 부상 사이에서 우왕좌왕할 때, 갑자기 멈춰있던 차량들이 일제히 공항을 떠났다. 김 부상은 승차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일본 〈엔에이치케이 방송〉이 차량 추적을 위해 준비해둔 5명의 오토바이 ‘추격대’를 즉각 가동했으나, 곳곳에서 경찰의 통제로 가로막혀 무산됐다. 그 사이 정작 김 부상은 인접한 국내선 출구로 빠져나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일본 〈니혼티브이〉 만이 그의 얼굴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취재진의 상당수는 일본 언론이었다.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과 각 방송사 등에서 60여명이 김 부상을 기다렸다. 〈엔에이치케이〉는 베이징과 서울에서 동시에 취재진을 파견했다. 일본 언론의 큰 관심 배경엔 북-미 관계개선 급진전에 따른 일본의 고립에 대한 우려와 납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복합적으로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도 일본 언론은 ‘납치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주로 준비해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1박한 뒤 2일 뉴욕에 도착한다. 5~6일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협의를 벌인 뒤 7일 미국을 떠난다. 5일엔 전미외교정책협회(NCAFP) 세미나에서 강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4일까지의 일정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뉴욕 도착 항공편과 공항 등 일정 역시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져 있다. 일부에선 김 부상이 미 행정부 고위급과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일정등 철통보안 유지…미 고위급 만남설도 1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2층 도착장.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입국을 둘러싸고 미 국무부와 한-미-일 취재진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출입문 바깥 도로엔 선도 경찰 차량과 검정색 리무진 2대, 경찰 오토바이 2대가 줄지어 선 채 김 부상 일행의 도착을 기다렸다. 차량 옆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국무부 관료들이 지켜선 한편으로, 20여명의 경찰들이 도로 곳곳에 배치돼 자못 삼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도착장 안에는 100여명의 취재진이 겹겹이 줄지어 선 채, 뚫어져라 승객들이 빠져나오는 통로를 지켜봤다. 카트 바퀴 소리와 함께 승객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취재진의 손에 들린 카메라가 일제히 치켜 올려졌다 도로 내려지곤 했다. 김 부상은 2000년 10월 역시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을 방문했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이래 미국을 찾은 최고위급 북한 관료다. 5~7일 뉴욕에서 열릴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협의를 위한 공식 일정에 앞서,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및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전문가들과 비공개 세미나에 참여하기로 예정된 터였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자세한 일정과 참석자, 장소 등에 대해 일체 입을 다문 채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언론으로선 공항 도착 순간이 유일하게 그의 행적을 파악할 수 있는 ‘틈새’였다. 1시간 남짓 유지되던 취재대열이 무너진 건 오전 10시께였다. 일반 통로 왼쪽의 공항 관계자 전용 통로를 통해 북한 대표단 인사 1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일제히 그를 향해 몰려갔으나, 그는 경찰의 호위 속에 곧장 리무진에 탑승했다. 뒤이어 다른 일행 1명이 같은 곳으로 나왔으나,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에 ‘피곤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만 했다. 취재진이 먼저 나온 일행과 아직 나타나지 않은 김 부상 사이에서 우왕좌왕할 때, 갑자기 멈춰있던 차량들이 일제히 공항을 떠났다. 김 부상은 승차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일본 〈엔에이치케이 방송〉이 차량 추적을 위해 준비해둔 5명의 오토바이 ‘추격대’를 즉각 가동했으나, 곳곳에서 경찰의 통제로 가로막혀 무산됐다. 그 사이 정작 김 부상은 인접한 국내선 출구로 빠져나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일본 〈니혼티브이〉 만이 그의 얼굴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김 부상은 샌프란시스코에서 1박한 뒤 2일 뉴욕에 도착한다. 5~6일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협의를 벌인 뒤 7일 미국을 떠난다. 5일엔 전미외교정책협회(NCAFP) 세미나에서 강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4일까지의 일정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뉴욕 도착 항공편과 공항 등 일정 역시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져 있다. 일부에선 김 부상이 미 행정부 고위급과 전격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