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핵심부품 교체 않고 기록 조작 ‘충격’...
김성일 공군 참모총장 사퇴를 불러온 공군 주력기 KF-16의 정비불량과 기록 조작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군 정비사들이 KF-16 전투기 엔진의 핵심부품을 교체하지 않고도 이를 교체했다고 허위로 기록한 사례가 공군 특별감찰 결과 추가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공군은 22일 “2월13일 KF-16 전투기가 서해상에 추락한 뒤 특별 직무감찰을 벌인 결과, 엔진의 핵심부품인 ‘터빈 블레이드(날개) 지지대’를 교체하지 않고도 교체했다고 ‘항공기 정비정보체계’에 허위로 입력한 사례가 한 건 더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시 추락 전투기도 정비 기록이 허위 기재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앞서 엔진 제작사인 미국 프랫앤휘트니사는 1993~94년 제작된 엔진의 블레이드 지지대 가운데 ‘Z코드’가 표시된 지지대가 열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2000년에 발견해, 2004년까지 이를 교체하도록 통보했다.
공군은 “사고 뒤 교체 대상 터빈 5개를 표본으로 선정해 분해작업을 한 결과 ‘문제없다’고 기록된 1개에서 결함이 발견됐다”며 “유사 사례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전체 교체 대상 터빈 60개를 모두 분해해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규진 공군 정훈공보처장은 “현재까지 분해한 10개 엔진 터빈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앞으로 나머지 50개도 완전 분해해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현재 예비분까지 포함해 모두 172개의 엔진 터빈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130여대의 KF-16 전투기 가운데 60여대의 비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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