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전 장관
임동원 전 장관 ‘종전선언→평화보장→평화협정’ 구체경로 제시
임동원(사진)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26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분단 고착적인 평화체제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렇게 말하며, “분단을 고착하는 평화는 적대관계가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이고 “통일지향적 평화라는 것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해 군비도 감축해서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분단 고착적인 평화가 안보태세를 강화해 평화를 지켜나가겠다는 ‘피스 키핑(peace keeping)’이라면, 통일지향적 평화는 ‘피스 메이킹(peace making)’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대해, 임 이사장은 미국과 북한이 관계 정상화를 하고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서 평화체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한층 더 긴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종전 선언과 같은 선언적인 조처에 이어 쉽게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조처들이 취해지는 과정이 전개돼야 하며, 끝으로 평화협정과 같은 적절한 협정이 체결돼야 할 것”이라고 경로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수정 움직임과 관련한 질문에 “그것이 사실이라면 늦었지만 대단히 다행한 일”이라며 “민족의 비극을 초래했던 100년 전이나 60년 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한나라당이 그런 자세를 취했다면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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