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식 미 조지아대 교수
최근 북한 다녀온 박한식 미 조지아대 교수
17~20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한식(67·사진) 미 조지아대 교수는 26일 “2·13합의를 의제대로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10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축제 무드에 젖은 것 같은 서울 분위기”에 차분함을 촉구했다.
그는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서울을 방문했다가 2·13합의에 대해 너무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그렇게 흥분할 만큼 형편이 좋은가를 보기 위해 북한 쪽을 방문하겠다고 해서 보고 들은 결과”라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 비관적 전망의 이유는?
= 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북한 핵시설의 해체·폐기는 경수로를 넘겨주지 않고는 안 될 일이다. 또 2·13 합의에선 핵무기 자체에 대한 언급이 안 돼 있다. 북한에서 핵무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선군사상의 기반을 이루는 상징적으로 중요한 자산이다. 군사적으로 담보가 된다고 해도 쉽게 포기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레드라인을 비핵화에서 비핵확산으로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북한이 정말 원하는 것은 뭐라고 보나?
= 미국과 좋든 나쁘든 관계를 정상화해 미국의 무역·경제 제재에서 벗어나는 것을 원한다. 방코델타아시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 재무부가 세계의 은행들에게 북한과 거래를 못하도록 했다. 심지어 중국은행도 북한과 거래를 꺼리는 상황이다. 최근엔 유엔제재로 더욱 어렵게 됐다.
-북한은 안전보장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게 아닌가?
= 북한쪽 용어로 안보가 ‘담보’가 되지 않으면 핵무기 뿐 아니라 군사준비태세를 와해시킬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철저한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은 어떤 식의 안전보장이 가장 담보받는 모습이냐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는다. 북한 스스로 담보해야 한다고 하고, 안보가 담보가 되면 핵무기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한다. 하지만 핵이 있기 때문에 자기방위가 되고, 담보가 되면 핵이 없어도 된다는 건 모순적 논리이다.
- 방코델타아시아 자금 송금 문제로 휴회된 6자회담은 어떻게 전망하나? = 무엇보다도 불능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가 중요하다. 북한이 이행해야 할 것만 얘기하는데 미국이 해야 할 조처들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는 건 문제다. - 관계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핵시설의 해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가? = 북한은 5MW 원자로로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 해체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서 미국의 조처를 원하고 있다. 불능화하려면 테러지원국 명단, 적성국 교역법에 대한 분명한 시간표 이상을 요구할 것이다. 해체는 이를 완전히 손에 쥐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북핵문제는 현 단계에서는 북미 양자문제이다.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국교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 방코델타아시아 자금 송금 문제로 휴회된 6자회담은 어떻게 전망하나? = 무엇보다도 불능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가 중요하다. 북한이 이행해야 할 것만 얘기하는데 미국이 해야 할 조처들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는 건 문제다. - 관계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핵시설의 해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가? = 북한은 5MW 원자로로 최대한 양보를 받아내 해체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서 미국의 조처를 원하고 있다. 불능화하려면 테러지원국 명단, 적성국 교역법에 대한 분명한 시간표 이상을 요구할 것이다. 해체는 이를 완전히 손에 쥐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북핵문제는 현 단계에서는 북미 양자문제이다.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국교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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