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문제 해박…핵 ·6자회담 진전 도움 기대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 김양건 국방위원회 참사가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통전부장은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김용순 부장이 2003년 10월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림동옥 부장이 이어받았으나, 림 부장마저 지난해 8월에 폐암으로 숨진 뒤 비어 있던 자리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4일 “김양건 참사가 지난달 중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신임 통전부장은 당 국제부에서만 근무해온 외교관료 출신이다. 1997년 2월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의 망명으로 당시 국제부장이었던 현준극이 경질되자 후임 부장에 임명됐다. 또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에 연형묵 국방위 부위원장과 함께 국방위 참사 자격으로 배석한 바 있다.
당 국제부장 자격으로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북한의 대표적 ‘중국통’으로 알려졌다. 2001년 김정일 위원장의 비공식 중국방문을 수행하기도 했다. 북-일 우호촉진친선협회장을 지내 일본문제에도 해박하며, 국방위원회에선 6자 회담을 조율하고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대남정책은 노동당의 통일전선부에서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만큼 김양건 부장의 조평통 위원장 겸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김용순 전 부장이 조평통 부위원장을 겸임하는 데 그쳤던 전례로 비춰볼 때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국제문제에 해박한 김 부장의 기용으로 남북 간에도 핵문제나 6자 회담, 북-미 관계 등의 이슈가 다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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