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3일 오전 인천 부두에서 한겨레통일문화재단 관계자들이 분단 이후 최초로 북한어린이를 위한 책가방 5만개분의 원단을 선적하고 북한 남포항으로 출항하는 배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은 지난 1월말부터 `북녘 어린이 책가방 보내기 캠페인'을 벌여왔다. 인천/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단순 식량지원 넘어 이젠 교육교류” “5만개의 꿈 보따리가 북녘으로 갑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23일 북한 소학교(초등학교) 어린이용 책가방 5만개분의 원단을 북한으로 보냈다. 이날 인천~남포 항로를 통해 북으로 간 원단은 평양 어머니들이 직접 가방으로 만들어 4월초 신학기를 맞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책가방 완성품이 소량 북한에 지원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남북의 어른들이 공동작업을 통해 북한 어린이에게 대량으로 책가방을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피트 콘테이너를 빼곡히 채운 가방 원단은 지난 1월말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평양시 인민위원회의 합의 이후 2달간의 캠페인에 의해 마련됐다.
당시 평양시 인민위원회가 “최근 몇 년째 자재난으로 어린이들에게 책가방을 나눠주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자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교육 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 어린이들은 심각한 자재난 탓에 보자기에 책을 싸고 다니고, 교과서도 몇 년 째 대물림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최윤정 간사는 “캠페인 기간 동안 한화그룹 등 기업 관계자는 물론 매주 이름을 밝히지 않고 돈을 보내주신 분 등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줬다”며 “이번 가방 원단 지원이 북한 어린이 돕기가 단순 식량지원에서 교육지원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은 앞으로도 남북이 함께 만들고 함께 읽는 동화책 발간, 종이 및 공책 설비 지원 등 교육교류사업을 강화해나가는 한편, 가방을 직접 제작하는 북한 여성단체인 ‘평양 유엔여성개발기금 무역 및 피복센터’와의 교류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