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향후 일정
남북 지하자원협력 실무협의서 내달 현지조사키로
함북 단천지역 광물보고…“남쪽주도 개발 이뤄져야”
함북 단천지역 광물보고…“남쪽주도 개발 이뤄져야”
북한의 지하자원이 다가오고 있다.
남북한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동안 개성에서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실무협의를 가졌다. 이 협의에서 양쪽은 북쪽의 검덕·룡양·대흥광산 3곳에 대해 다음달 25일부터 7월6일까지 현지 공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남쪽이 경공업 원자재 1회차분으로 섬유 500t을 다음달 27일 북쪽에 제공하는 것에 대한 사실상의 상응조처이다. 상호가 상대방의 자원을 이용하는 ‘유무상통’의 경협 방식이 첫 걸음을 떼게 된 것이다. 2005년 7월 열린 제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원칙에 합의한 지 꼭 1년10개월 만이다.
대한광업진흥공사의 ‘북한 광물자원 보유현황’ 등을 보면, 북쪽에는 모두 360여종의 광물이 매장돼 있다. 특히 석탄, 철광석,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40여종은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북쪽은 2005년 기준으로 수출액의 24%(2억4367만달러)를 광물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다.
북쪽의 광물자원 개발은 부존량에 비해 개발이 덜 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전력 및 연료 부족 △생산설비 및 장비의 노후화 △외화 부족에 따른 신규 설비 도입의 어려움 등으로, 운영 중인 광산의 경우에도 80년대 최대 생산량의 20~50%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북쪽은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의 틀을 만들던 초기에 미국에 단천 지역 광산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북쪽이 이번에 남쪽의 ‘자본’에 손짓하는 까닭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남쪽은 금속광물의 9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광물자원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북쪽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남쪽이 ‘눈독’을 들이는 북쪽의 광물로는 마그네사이트와 아연을 들 수 있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비교적 북쪽에서는 광산 가동률이 높은 광종이다. 남쪽은 2005년 기준으로, 마그네사이트 약 180만달러, 마그네사이트를 원료로 한 단열재인 마그네시아크링카는 약 4050만달러, 아연정광은 약 5억7천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함경북도 단천 지역에 위치한 검덕·룡양·대흥광산은 남쪽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마그네사이트와 아연의 최대 ‘집산지’로 꼽힌다. 북쪽의 마그네사이트 매장량은 65억톤으로 세계 매장량의 40~50%를 자랑한다. 특히 룡양 광산은 마그네사이트 36억톤이 묻혀 있는 세계 최대의 노천 광산으로 알려져 있다. 대흥광산에도 수십억톤의 마그네사이트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연 역시 단천 지역의 검덕광산 주변에 3억t 가량이 몰려 있다.
검덕·룡양·대흥 광산은 지리적으로 거의 붙어 있다. 단천항까지도 철도 인입선이 놓여 있어 물류 인프라를 건설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허천강·장진강·부전강을 끼고 있어 전력과 용수도 다른 지역에 비해선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실제 경제성을 대략적으로라도 가늠해 보려면 다음달 12일 이전에 북쪽이 제출하기로 한 지질보고서·시추자료·시설 및 장비현황 등의 자료 검토와 다음달 말부터 이뤄지는 현지 공동조사가 끝나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존 규모, 가동률, 선광이나 제련의 가공 수준, 전력 사정이나 수송로 선정 등에 따라 경제성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기까지 필요한 경비를 정확하게 산출한 뒤 향후 합의문에 반영해야 하며, 남쪽 주도로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도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남북지하자원 공동개발 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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