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열차 시험운행 연계
개발협력 합의서 정식발효
개발협력 합의서 정식발효
남북한의 경공업과 지하자원 개발 협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열차 시험운행과 연계됐던 남북 간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 합의서’가 채택 11달만인 22일 정식 발효됐다. 남북 당국 간 합의된 최초의 ‘비즈니스 경협 모델’이 열차 시험운행이란 ‘족쇄’를 벗으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 방안은 2005년 7월 제10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때 북쪽의 제의로 처음 등장했다. 남북은 지난해 6월6일, 남쪽이 의복·신발·비누 등 800억원어치의 경공업 원부자재를 제공하면 북쪽이 지하자원으로 이를 되갚는 비즈니스 모델로 정교화시켰다. 남쪽이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던 열차 시험운행이 17일 실시되면서 합의서가 발효된 것이다.
지난 18일 창립총회를 열고 발족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지원협회)도 이번 주 비영리법인으로 등록을 마친 뒤, 28일쯤 통일부와 위탁업무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다. 업계와 학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지원협회는 북쪽과 실무협의는 물론, 경공업 원자재의 조달과 수송, 북한 광산 현지조사 등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지하자원 개발은 북쪽이 제공할 예정인 광물 관련 자료 검토와 다음달 말로 예정된 지하자원 현지 공동조사 등을 거쳐야 밀도있는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무협의는 경공업 원자자제 제공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적 논의에 집중돼 있다. 개성에서는 22일부터 이틀 동안 제3차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협력 실무협의가 진행됐다.
세 차례에 걸친 실무협의에서 남북은 ‘저렴한 경공업 원자재를 최대한 많이’라는 원칙에는 어느 정도 공감했다. 그러나 실제 품목과 가격을 구체적으로 정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의복·신발·비누 생산에 필요한 품목만 대략 95개에 이르는데다, 각 품목마다 5~10개 안팎의 세부 품목들이 있다. 또 남쪽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가격과 수량에 대해 탄력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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