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정수준 협력유지’ 속내 반영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의 사실상 ‘결렬’과 관련해 ‘이번 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것은 지난해 7월 19차 회담과 유사하지만, 북남관계를 둘러싼 환경은 6·15공동선언 이행에 박차를 가할 환경과 조건이 성숙되는 등 그때와 다르다’고 2일 평가했다.
<조선신보>는 북한 당국의 기류를 일정하게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매체다. 이를 고려하면, <조선신보>의 이런 평가는 지난해 7월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19차 때와 달리 이번엔 남북관계를 일정한 수준에서 관리해 나가겠다는 북쪽의 속내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조선신보>는 “이번 회담이 2월에 있었던 20차 회담 당시의 상황보다 북남관계를 후퇴시키고 말았다”며 “상정된 안건에 대한 실질적인 토의를 하지 못하고 구체적인 성과없이 끝난 결과를 보면 19차 회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곧 이어 “북남관계를 둘러싼 환경은 그때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북쪽의 핵시험을 계기로 조선반도 정세가 새로운 발전국면에 들어서고 6자회담의 재개 등 유관국들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민족의 주체적 관점에서 보면 북남관계를 확고한 발전궤도에 올려세워 6·15공동선언 리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성숙되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또 “6·15축전을 비롯해 앞으로 여러 행사들이 예정돼 있고, 경제협력사업도 일정에 오르고 있다”며 “6·15정신에 따라 정세를 유리하게 추동하는 북남관계의 ‘성숙된 모습’을 내외에 과시할 시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남쪽은 실질적 행동에서 민족자주를 관철하지 못하고 외세의 논리에 발목이 잡혔다”고 비판했지만, 환경이 바뀐 만큼 북쪽의 대응이 지난해와는 다를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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