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전세계 군사비지출액
스톡홀름평화연구소 연감…북한 핵보유국 첫 포함
중국, 일본·러시아 제치고 4위…미국 ‘부동의 1위’
중국, 일본·러시아 제치고 4위…미국 ‘부동의 1위’
지난해 한국의 군사비 지출 총액이 219억달러(20조3561억원)로 전해에 이어 세계 11위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이 5287억달러(491조4267억원)로 전세계 군사비 지출의 46%를 차지해 부동의 1위를 지켰으며, 군사력 증강에 주력해온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495억달러(46조103억원)로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르고 4위에 올랐다.
세계적인 군사·평화문제 연구기관인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1일 발표한 <2007 군비·군축·국제안보 연감>은 지난해 전세계 군사비 총액이 1조2040억달러로 그 전해에 비해 3.5%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37%나 늘어난 것이다.
한국의 군사비 지출은 2005년보다 16억달러 늘어난 219억달러(전세계 군사비의 2%)로 집계됐다. 국민 1인당 군사비가 455달러다. 이라크·아프간 전쟁 등에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쏟아부은 미국의 군사비 지출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전년도에 비해 241억달러가 늘었다. 영국, 프랑스가 각각 592억달러, 531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전년도보다 52억달러 늘어난 495억달러(추정)를 지출해 세계 4위,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과 비교했을 때는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일본이 5위(437억달러), 독일 6위(370억달러), 러시아 7위(347억달러 추정)로 나타났다. 상위 15개국의 군사비가 세계 군사비 총액의 83%를 차지해 불균형이 극심했다. 중국·인도가 최대 무기수입국, 미국·러시아가 최대 무기수출국이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이 플루토늄 비축량을 근거로 할 때 6개 정도의 핵탄두를 생산했을 수 있다며, 처음으로 핵 보유국에 포함시켰다. 연구소는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부분적 성공만 거둔 것으로 보이며, 핵 능력을 무기화할 수 있는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란도 현재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한다면 이르면 5년 안에 핵 보유국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주요 국가들이 일부 구식 핵무기를 해체하고 있지만, 대신 현대적인 소형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핵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이언 앤서니는 “냉전 시기 핵무기를 억지력으로만 보았던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를 사용 가능한 것으로 보기 시작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올해 초 기준으로 9개 핵 보유국이 갖고 있는 핵탄두는 2만6천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만1530개의 핵탄두는 미사일·항공기에 탑재해 실제 사용할 수 있다. 러시아의 핵탄두(5614개)와 미국의 핵탄두(5045개)가 전체 핵무기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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