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기 이전이라도 중유 5만t 가운데 일부를 북한에 공급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5만t의 1차분 중유 가운데 한자릿수의 물량을 (폐쇄) 절차의 초기에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북한 쪽의 이런 요청에 대해 논의했다며 북한의 초기 선적 요구를 지연전술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모든 당사국들이 (6자 회담) 2·13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며 “5만t의 중유 공급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드는 일이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영변 원자로가 폐쇄되고 북한이 5만t의 중유를 받는다면 모두의 의무가 이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9∼30일 개성에서 중유 지원과 관련한 협의를 열고 △2주 안에 중유를 실은 첫 배를 출항시키며 △그로부터 20일 안에 마지막 선박의 출항을 마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통일부 김남식 대변인은 “남북이 합의한 대로 다음주 안에 중유의 첫 북송이 시작될 것”이라며 “물량은 5천∼1만t 사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북한을 방문한 양제츠 외교부장이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양 외교부장은 방북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으며,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이용인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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