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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노무현-김대중 ‘애증의 행보’

등록 2007-08-09 19:10수정 2007-08-09 22:58

대북송금 특검하자 동교동 “배신”
2차회담 성사로 관계 복원 가속
대선자금 수사…대연정 제의…조금식 갈라졌던 두사람…
노대통령이 먼 길 돌아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승계했다. 2003년 취임 뒤 첫 내각을 짜면서 정세현 통일부 장관을 유임시켰다.

그런데 파열음이 났다. ‘대북송금 특검’을 결재했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격노했다. 동교동에서 ‘배신’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갈등은 오래갔다. 대북송금 특검은 사실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지, 철학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였다.

두 사람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다른 태도를 취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5년 초부터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했다. 반면 노 대통령은 신중론을 폈다.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김 전 대통령의 조언을 노 대통령이 받아들인 모양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합의는 갈라졌던 두 사람의 관계가 거의 다 복원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두 사람을 모두 잘 아는 정치인은 익명을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디제이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먼 길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떠났다가 돌아왔다는 말이다. 어떤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일까?

더 물어보았다.

첫째는 지역 문제였다.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 진보개혁 세력은 호남에서는 다수파지만, 영남에서는 소수파다. 1990년 3당합당 이후 그렇게 됐다. 노 대통령은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항상 지역을 의식했다. “호남 사람들이 내가 예뻐서라기보다 이회창 후보가 싫어서 찍은 것 아니냐”(2003년 9월17일)는 노 대통령의 말도 그래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그릇’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일생을 싸웠다.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전세계적 유명인이다. 거목 앞에 서면 누구든 위축되는 것이 당연하다.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넘어서기 위해, 또 극복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어떤 분야에선 성공했고, 어떤 분야에선 실패했다.

그러고 보면, 대선자금 수사, 정치개혁, 열린우리당 창당, 대연정 제의 등 노 대통령의 행보를 이 두 가지가 상당 부분 설명해 준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통합’을 외쳤다. 분당의 책임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양쪽에 다 있다고 꾸짖었다. 노 대통령도 ‘대세’를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절충이 이뤄진 셈이다. 지난 5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엔 김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김홍업 의원, 노 대통령의 비서를 지낸 서갑원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정치엔 우연이 없다.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의 통합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정치에선 모든 것이 맞물린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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