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한미정상회담 거치면서 논의 가능성
한반도 평화체제 위한 종전선언도 예상
한반도 평화체제 위한 종전선언도 예상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 합의 뒤 여기저기서 나오는 남북한-미국-중국의 4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초기 한반도담당 특사였던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장은 지금 단계에서 4자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얘기하는 건 “한마디로 넌센스”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4자회담은 분명히 전망의 영역에 있다. 한국쪽 발언은 미국과 많이 다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9일 “(4자 정상회담은) 남북관계가 풀려가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그때 가서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선 누구도 이에 대해 확답을 할 수 없다는 데는 차이가 없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도 없다. 천 대변인의 말처럼 “4자 정상회담은 남북정상회담의 다음 프로그램으로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4자 정상회담은 4자가 합의해야 한다. 한-미가 4자 정상회담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끝난 뒤인 9월 하순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때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북, 한-미 정상회담에서 4자 정상회담이 논의될 수 있다. 이런 추론의 근거는 두가지다. 지난해 11월 조지 부시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미국이 3자 (한국전쟁) 종전 선언’에 서명할 용의가 있다는 뜻를 밝혔다. 또 하나는 9·19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직접 관련당사국들의 적절한 별도 포럼’이 명기되어 있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6자회담→6자 외무장관회담→한-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일정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평화체제를 논의할 4자회담이 발족할 것으로 예상하는 건 엉뚱한 것이 아니다. 평화포럼의 출범과 관련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종전선언 또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천호선 대변인이 4자 정상회담에 대해 “6자회담 과정에서 열릴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이유다. 다만 비핵화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국은 4자정상회담이 한반도비핵화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일관된 원칙을 갖고 있다. 7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4개국 최고위층의 만남은 평화체제와 비핵화, 관계정상화 과정의 끝에 이뤄지는 게 적절하다”며 미국의 속내를 내비친 적이 있다. 강태호 남북관계 전문기자,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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