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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남-북 정상회담’ 국외 전문가 분석

등록 2007-08-10 20:04

‘핵해결-경제지원’ 연계 분명히 해야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사무국장

잘되면 좋겠지만, 걱정되는 게 많다. 6자회담이 이제 막 미묘한 첫단계를 거친 상태이고 북한은 핵무기 포기에 대해 언급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은 이른 감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핵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남북대화에서 안보 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협상이 없었다는 점에 비춰 이번 회담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거라는 데 대해선 회의적이다. 김정일이 분명한 약속 없이 원칙만 얘기했는데, 대가나 보상 차원에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다면 걱정스럽다. 2번째 단계 이행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국이 훨씬 많은 지원을 해주면 6자회담 과정을 해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2차정상회담은 6자회담 진전에서 나온 자연스런 나온 결과가 아니라 한국의 국내정치에 연계된 회담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 개인의 업적과 한국의 대선에 연계된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한반도 평화선언과 같은 상징적인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정치적 의미는 크다. 핵국가와 평화선언을 하는 것이고, 주한미군 주둔 문제도 터져 나오게 될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10개월도 안된 상황에서 경제협력을 확대하면, 북한은 핵무기 포기 약속도 하지 않고 10개월 만에 모든 것을 다 되돌려 받는 꼴이 된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정상회담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6자회담에 범위 안에서 회담이 이뤄지길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핵문제 해결 없이 남북평화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혀야한다. 그래야 한국이 양보하지 않을 것을 양보하지 않게 되고, 실수를 줄이는 길이 될 것이다. 경제지원도 핵무기에 대한 분명한 언질이 있을 때 줘야 한다.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 전환점 될 것

리둔치우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중심 한반도연구센터 주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를 하나로 묶는 경제공동체 건설의 서막을 열 것이다.남북은 2000년 6월 제1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호교류의 대문을 열어젖혔다. 두번째 정상회담은 이를 토대로 경제협력 부문에서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관계를 정치·안보 부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의 불안한 정전체제를 영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2000년 정상회담은 남북의 쌍방교류, 특히 경제협력과 인적교류에 기초해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정치적 영역, 예컨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촉진하는 기초가 될 것으로 본다.

6자회담 진전에도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경제 지원,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등 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가 순조롭게 굴러가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점에 주목한다. 6자회담의 진행을 가속화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다.

남북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주변 정세를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동북아 전체 정세에 끼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한 백성이 평화에 대한 열의를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 남북관계는 한번 탄력을 받으면 앞으로 빠르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미 관계 진전 실마리땐 아베 타격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노무현 대통령이 몇개월 뒤 퇴임하는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2000년 첫 정상회담과 같은 역사적 의미와 충격은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6·15 선언에서 약속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울 답방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에서 성사되지 못한 것도 그렇다. 첫번째 정상회담은 만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국 국민들도, 국제여론도 무엇을 합의볼 수 있는지에 좀더 엄격하게 보고 있는 것같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이 과연 무엇을 바라고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는지, 또 북한과의 사전교섭이 어느 정도 진전돼 만나는지 궁금하다.

사실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이 회담에 응한 것은 한나라당을 다음 정권에서 배제시키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의 한나라당 배제 움직임은 한국 국민들이 곱게 보지 않기 때문에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 나선 데는 6자회담에서 진전된 북-미 관계 수준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는, 제도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같다. 북-미 관계만 앞서 나가면 남쪽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남한내 여론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는 남과 북이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북한 관점에서는 미국과의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주요 의제로 깊이 있게 다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상할 수 있는 의제로는 △남북한 협력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이행 △한국전쟁 종결 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이행 문제를 선언적이나마 빨리 진전시키자고 공동성명 형태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이 문제는 남쪽이 아니라 미국과의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남과 북이 이 문제를 다루면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에 북한은 전술적 측면에서 공동성명에서 언급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미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 상황과 비슷하다. 정상회담이 잘 풀리고 6자회담도 크게 진전되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방북해 궁극적으로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과소평가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북-미 관계 진전의 큰 실마리가 된다고 볼 때 아베 정권은 곤란해지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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