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준비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협상 상황을 보고하러 13일 오전 국회에 나온 김만복 국정원장이 정보위원회 개회를 기다리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 김종수 기자)
화랑훈련은 9월이후, 충무훈련은 10월로 미뤄
청와대 “북 요청 없었지만 정상회담 상대 배려”무슨 질문 나오려나
청와대 “북 요청 없었지만 정상회담 상대 배려”무슨 질문 나오려나
정부는 13일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 기간에 병행 실시할 예정이던 한국군 단독 기동훈련을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연기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북쪽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문제를 공식 요청하진 않았지만, 성공적인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과 상대 배려 차원에서 정상회담 추진위원회와 안보정책조정회의 논의를 거쳐 내린 조처”라고 설명했다.
김형기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부터 을지포커스렌즈와 병행해 ‘화랑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9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화랑훈련’은 정상회담 뒤인 9월 이후로, 정부 차원의 야외 훈련인 ‘충무훈련’은 10월로 각각 연기했다. 화랑훈련은 매년 봄·가을 군과 경찰, 예비군과 민방위대원이 참여해 실시돼온 후방지역 통합방위훈련으로, 올해부터 을지포커스렌즈 기간에 맞춰 병행실시할 예정이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한-미 합동 을지포커스렌즈 연습은 예정대로 20~31일 실시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합동 기동훈련은 올해는 처음부터 예정된 게 없었다”며 “이번 을지포커스렌즈는 그야말로 순수한 ‘컴퓨터 워게임’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을지포커스렌즈는 규모와 일정이 축소되거나 변경없이 사전에 계획된대로 실시될 것”이라며 “을지포커스렌즈는 한-미 합동 훈련이라 그 자체 일정 조정은 우리 정부 단독으로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가비상기획위원회도 이날 “올해 을지연습(8월20~24일)은 계획된 연습 일정과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다만 야외에서 실시하는 실제훈련을 10월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을지포커스렌즈는 정부 차원의 전시체제 전환 숙달 훈련인 을지연습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포커스렌즈가 합쳐진 것이다. 올해 을지연습에선 서울시와 수도방위사령부가 참여하는 지역단위 대비훈련인 ‘충무훈련’이 야외 훈련으로 예정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인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은 “원래 예정된 훈련을 정상회담 분위기를 위해 안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임위에서 경위를 따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정상회담 성사를 가로막는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자체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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