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 최근 쏟아진 폭우로, 대동교에서 내려다본 대동강 둔치가 물에 잠겨 있다. (평양/조선신보 연합)
“연평균 강수량 절반 넘는 비 내려”…회담 준비에 악영향
북한 쪽이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상당한 수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에도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육로를 통한 정상회담 대표단의 평양행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11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종합한 자료를 분석해보니, 평양은 1967년 8월 말 시내가 물에 잠겼던 홍수 때와 맞먹는 강수량을 기록했다”며 “강 수위가 오르는 바람에 시내에 내린 빗물이 제대로 대동강으로 빠지지 못해 보통강호텔 1층이 침수되는 등 일부에서 큰물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대동강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11일 오후에는 유보도(산책로)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고 신문은 전했다.
평양뿐 아니라 지난해 큰 수해를 입었던 대동강 중상류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에선 △덕천 567㎜ △북창 555㎜ △맹산 537㎜ △신평 532㎜ △양덕 509㎜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북한 중앙기상연구소 관계자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지난 5일 동안 북한의 많은 지역에서 연간 평균 강수량 1천㎜의 절반이 넘는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황해남·북도에도 집중호우가 내려 농경지는 물론, 개성~평양간 도로와 철로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당국자는 “북한이 경호나 환영인파 통제 불능 문제 등의 이유로 육로 방북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개성 인근 지역에 400㎜의 폭우가 내려, 개성~평양간 교통이 더욱 악화됐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육로 방북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게 됐다는 얘기다.
아울러 북한의 상당수 행정인력이 수해 복구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 준비에 행정적·경제적 어려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각지의 도·시·군들에 큰물 피해 복구를 위한 지휘부가 조직돼 사업을 활발히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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