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2일 스위스 제네바의 북한대표부에서 열린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서 출발하고 있다.(왼쪽)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일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대표부에 차량을 타고 도착하고 있다.(오른쪽) 제네바/연합뉴스
북-미 정상화 실무회의 첫날…“뭘할지 실질적 이해 도달”
김 “오늘 회담 잘 됐다”-힐 “깊은 대화 나눴다”
김 “오늘 회담 잘 됐다”-힐 “깊은 대화 나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일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에서 오전 수석대표 회담을 열고 오찬을 함께 하는 등 이틀째 밀도 있는 협상을 벌였다. 이날 김 부상과 힐 차관보의 수석대표 회담은 북한대표부 안의 잔디밭에서 양쪽 통역만 배석한 가운데 2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첫날 회의에서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두 수석대표는 ‘모든 사안’을 다뤘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2·13 합의의 2단계인 북한 핵프로그램의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 등 북-미 관계 정상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처, 그리고 △일본인 납북자 △다음 6자 회담 개최 문제 등이 포괄적으로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이틀째 회의에 앞서 숙소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어제 논의를 간추리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일어날 상황에 대한 공감대 마련을 시도할 것”이라며 “특히 우리는 다양한 협의들이 어떠한 모습이 돼야 하는지에 관한 완벽한 공감대를 마련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양자 관계에서 우리(북·미)가 어디로 가고 있고 그 순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신속하게 비핵화로 가는 그만큼 신속하게 정상화로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것은 일련의 프로세스’라고 말하고 “그 프로세스들이 언제 완료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김 부상은 1일 저녁 시내 한 프랑스 음식점에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찬을 겸한 회의를 마친 뒤 숙소인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어떻게 정하며, 각 측의 의무사항을 어떻게 보고 이행 순서를 어떻게 맞출 것이냐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관련해 “그게 다 의무사항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1일 밤 만찬 회동 내용을 묻자, “굿 딜”이라고 말했다.
한편,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수해 지원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적절한 감시절차를 포함해 중요한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관리들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한 6자 외무장관 회담이 “10월 하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제네바/연합뉴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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